삼성 불펜의 핵 안지만(31)이 23일 연봉 재계약을 하고 스프링캠프 합류를 위해 괌 비행기에 올랐다. 지난해 3억원에서 36.7% 인상된 4억1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연봉 재계약을 미루고 개인훈련을 해오던 그는 이날 결국 구단 제시액대로 사인했다. 사실상 구단에 투항한 셈이다.
안지만은 그동안 왜 버텼을까. 이에 대해 그는 “돈 1000만원, 2000만원 더 받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FA 프리미엄을 원한 것도 아니었다. 올 시즌 끝나면 FA인데 그게 뭐 그리 중요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저 구단에서 그동안 허드렛일을 했지만 팀에 대한 공로와 나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주기를 바랐을 뿐이다. 그런데 ‘아직 난 협상할 선수도 아니구나’, ‘그럴 실력도 아니구나’라는 걸 느꼈다. 그냥 야구선수는 연봉 주는 대로 받고 야구만 해야 하는 존재라는 사실이 섭섭했다. 내 목소리 한번 낼 수 없다는 사실이 서글펐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경기도 용인의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훈련해왔지만 계약이 안 된 상태여서 집중이 되지 않았다. 그런 만큼 괌 캠프에 합류하면 야구를 할 수 있는 몸부터 제대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안지만은 “계약도 늦게 했지, 캠프 합류도 늦었지, 올 시즌 성적이 안 좋으면 난 2배, 3배 욕먹을 것이다. 마무리투수를 맡게 되면 조금만 못해도 오승환 선배와 비교해 또 욕을 먹을 것이란 사실도 잘 안다. 계약은 끝났다. 캠프에서 이를 악물고 2배, 3배 더 훈련하겠다. 올 시즌 후 FA 협상 때 제대로 협상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실력을 키우겠다”고 독기를 드러냈다.
한편, 삼성은 이날 강봉규와도 지난해 연봉 1억5000만원에서 5000만원 삭감된 1억원에 재계약해 재계약 대상 72명 전원과 연봉협상을 마쳤다. 강봉규는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국내서 재활훈련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