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보증수표’ 4Q 해결사는? 역시 헤인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4일 03시 00분


이긴 경기 마지막 쿼터 평균 6.3점… 포웰-리처드슨-조성민 뒤이어

‘마지막 한 번의 찬스. 슛 한 방으로 승패가 바뀌는 상황이라면 누구에게 운명을 맡겨야 할까.’

지난해 10월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이 미국프로농구(NBA) 현역 선수 2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항목이다. 보기는 3명이었다. 마이클 조던(은퇴)과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 르브론 제임스(마이애미).

결과는 은퇴한 조던의 압승이었다. 무려 23명이 조던을 꼽았다. 브라이언트는 나머지 3명의 선택을 받았지만 제임스는 단 한 표도 받지 못했다. 현역 시절 보여준 조던의 클러치 능력을 아직은 아무도 넘어서지 못한다는 것이다. 플레이오프에서 경기 종료 24초 전 동점이나 역전이 가능할 때 조던의 야투 성공률은 50%(9/18)나 됐다.

그렇다면 올 시즌 국내 프로농구에서 승부처인 4쿼터에 가장 빛난 선수는 누굴까. 현역 선수들에게 설문을 하는 대신 올 시즌 기록을 토대로 통계를 내봤다. 4쿼터에 아무리 신들린 활약을 펼치더라도 팀이 승리하지 못하면 영양가 없는 득점에 불과하다. 따라서 승리 경기에서의 4쿼터 득점만 합산했다. 대상은 최소 15경기 이상의 승리 경기에서 4쿼터에 출전한 선수로 한정했다. 그 결과 올 시즌 ‘4쿼터의 사나이’는 SK 애런 헤인즈였다. 그는 최근 KCC 김민구를 고의로 밀쳐 넘어뜨려 구설에 오른 ‘악동’이지만 리그 최고의 외국인선수로 꼽힌다. 헤인즈는 4쿼터 평균 6.30득점으로 단연 돋보였다. 그는 후반으로 갈수록 득점력이 살아나는 스타일로 4쿼터에 해결사 본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헤인즈와 함께 전자랜드의 리카르도 포웰(5.90득점), 오리온스의 앤서니 리처드슨(5.89득점), KT의 조성민(5.42득점), 모비스의 로드 벤슨(5.04득점)이 ‘베스트5’로 뽑혔다. 올 시즌 소속 팀이 승리한 경기에서 4쿼터 합산 100득점, 평균 5득점을 넘긴 선수는 이 5명뿐이다. 리처드슨을 제외한 4명은 팀 공헌도 부문에서도 1∼4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선수로는 유일하게 베스트5 안에 든 조성민은 올 시즌 벌써 두 차례나 클러치 3점슛을 선보였다. 결국 4쿼터 클러치 타임 때 이들을 막지 못하면 승리는 물 건너간 것이나 다름없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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