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코트가 갑자기 돌잔치 무대로 변했다. 23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LG와 KCC의 경기 1쿼터가 끝난 뒤였다.
가정 형편 때문에 딸의 첫 번째 생일을 기념할 수 없었던 한 팬의 사연을 접한 LG 구단이 열어준 뜻 깊은 행사였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의 생일 축하 노래 속에 주인공 아기는 돌잡이로 마이크를 들어올렸다. LG의 홈구장은 단지 농구장만이 아니었다. 팬들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색다른 이벤트와 볼거리에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때로는 주인공이 돼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불렀다. 팬 사랑을 강조한 LG가 프로농구 사상 첫 누적 관중 2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날 경기장에 평일 저녁임에도 6345명의 만원 관중이 몰린 LG는 10개 구단 최초로 홈 누적 관중 200만 명 고지에 올라 200만721명을 기록했다. 1997∼1998시즌부터 리그에 뛰어든 LG는 416번째 경기 만에 이정표를 세웠다. 뜨거운 열기에 화답하듯 LG 선수들도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LG가 KCC의 막판 거센 추격을 따돌리고 75-72로 이겼다. 5연승을 달린 LG는 26승 11패를 기록해 울산에서 인삼공사를 65-61로 제친 모비스, 이날 경기가 없는 SK와 다시 공동 선두에 복귀하며 팽팽한 3강 구도를 재형성했다. 김진 LG 감독은 “홈 팬의 성원은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뛰어넘게 하는 큰 힘이 된다”고 고마워했다. 올 시즌 LG는 특급 신인 김종규의 가세 후 경기당 평균 관중이 1000명 가까이 늘어 5924명을 기록하고 있다. LG 데이본 제퍼슨은 28득점, 11리바운드로 활약했다. 김종규는 7득점, 8리바운드. 3쿼터를 64-52로 앞선 LG는 4쿼터에만 8점을 집중시킨 강병현을 앞세운 KCC에 경기 막판 동점까지 허용했으나 1점 앞선 종료 12초 전 김시래가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어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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