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은 동료와 한뜻이 돼야 가능한 경기 스톤을 잡은 후부터 내 꿈은 오직 올림픽 출산까지 미루며 후배들과 악바리 훈련 지난해 중국오픈·亞선수권 1위 급상승
창립 20년만에 올림픽 첫 출전 이제 꿈의 시상대에 서는 일만 남았다 컬링을 꿈꾸는 후배들을 위해!
여자컬링대표팀은 2014소치동계올림픽에서 새 역사를 다짐하고 있다. 1994년 한국컬링경기연맹이 창립된 이후 꼭 20년 만에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2013년 3월 기준으로 등록선수가 800명에 불과한 한국컬링의 현실을 고려하면, 짧은 시간에 엄청난 성과를 이루어낸 셈이다. 그뿐 아니라 한국컬링은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도 도전한다. 여자컬링대표팀의 맏언니이자 이번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선수단의 여자 주장을 맡은 신미성(36)은 그토록 바라던 꿈의 무대에서 시상대에 서는 원대한 포부를 지니고 장도에 올랐다.
● 스무 살에 맺은 컬링과의 인연
신미성은 성신여자대학교 체육학과에 재학 중이던 19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에서 컬링이라는 스포츠를 우연하게 접했다. ‘특이한 스포츠’라고만 생각했는데, 학교에 컬링동아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컬링에 입문하게 됐다. 좋은 선배들,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활동하는 것이 좋아서 시작한 컬링은 그녀의 직업이 됐다. 당시만 해도 컬링을 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실업팀은 고사하고, 대학교 동아리 수준에 머물렀다. 운동하는 팀도 한 손에 꼽을 정도였다. 종목의 특성상 전지훈련도 많았지만, 그녀는 컬링의 재미에 푹 빠져 운동에만 전념했다. 해외전지훈련 비용을 포함해 만만치 않은 돈이 필요했지만, 가족의 전폭적 후원 속에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이후 실업팀이 창단돼 우수선수로 급여를 받게 되면서 한결 수월하게 운동에만 집중하고 있다.
● 꿈을 위해 미룬 출산
신미성은 주부선수다. 결혼한 지 7년이 흘렀다. 그러나 아직 자녀를 출산하지 않았다. 이유가 있다. 팀 운동인 컬링의 특성상 한 사람이라도 빠지면 팀 전체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평생의 꿈인 올림픽 출전을 위해 출산을 미룬 것이다. 올림픽 출전이 간절한 이유가 있다. 개인적으로도 큰 영광이지만, 후배들에게는 더 큰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면 크게 부각될 수 있는 등 올림픽만큼 컬링 발전에 좋은 기회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개인적 부분은 잠시 접어뒀다. 남편도 그런 아내의 뜻을 받아들여 운동에 전념할 수 있게 배려하고 있다. 그녀는 소치대회뿐 아니라 4년 뒤 평창동계올림픽까지 선수생활을 이어갈 계획이다.
●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악바리
컬링의 역사가 오래된 북미나 유럽과 비교하면 한국은 걸음마 단계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신미성을 비롯한 여자컬링대표팀은 피나는 노력으로 세계 수준과의 격차를 줄여가며 한국컬링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2012년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고인 4위에 오르는 등 구체적 성과를 내고 있다. 2013년 중국오픈 1위, 같은 해 열린 태평양·아시아선수권대회 1위 등 최근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신미성은 지금까지 크고 작은 모든 대회가 올림픽이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만큼 애타게 기다리고 준비했던 올림픽 무대가 이제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선수생활을 하며 여러 차례 힘든 고비를 맞으면서 다른 일을 해볼까 고민도 했지만, 그녀는 올림픽이라는 목표를 향해 외길을 걸어왔다.
● 초심을 잃지 말자!
꿈에 그리던 올림픽이지만 원하는 만큼 성과를 얻기에는 상대들이 만만치 않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무대인만큼 접전이 예상된다. 한국은 지난해 12월 세계컬링협회 여자 세계랭킹에서 10위에 올라있다. 소치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팀들 모두 한국보다 세계랭킹에서 앞선다. 메달을 획득하기 위해선 라운드로빈 방식으로 펼쳐지는 1차 예선에서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둬 결선에 올라야 한다. 만만치 않은 도전임에 틀림없다. 신미성은 “컬링을 많이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 그에 보답할 수 있도록 초심을 잃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컬링 1세대 신미성은 컬링선수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멋진 멘토로 기억되기 위해 매일 차가운 빙판에서 열정을 쏟아내고 있다. Clip 컬링은?
19.68kg 규격의 스톤(둥글고 납작한 돌)을 42.07m 규격의 빙판 위에서 미끄러뜨려
하우스라고 불리는 반경 1.83m의 원 안 표적에 넣는 스포츠. 19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각 팀은
4명으로 구성되며, 총 10엔드까지 경기를 진행한다. 하우스는 4개의 원으로 이뤄져 있는데, 크기는 가장 바깥쪽부터 반지름이 각각
1.83m, 1.22m, 0.61m, 0.15m다. 가장 안쪽의 원은 ‘티(tee)’라고 부른다. 스톤이 하우스 안으로 들어가면
득점이 인정되며, 상대보다 티에 더 근접한 스톤이 발생할 때마다 1점을 얻는다. 스로워(thrower·투구자)가 스톤을
미끄러뜨리면, 다른 2명의 선수가 스톤이 지나가는 얼음길을 빗자루 모양의 솔로 닦아 스톤의 진로와 속도를 조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