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각 구단이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홈구장 사용 계약을 마무리하고 있다. 그러나 지자체에 따라 임대방식과 계약조건은 천차만별이다. 특히 LG와 두산은 서울시의 횡포 속에 ‘울며 겨자 먹기’로 도저히 야구장에서 수익을 낼 수 없는 조건에 계약하고 있다. 내년에 1군에 진입하는 kt(수원)를 제외한 기존 9개 구단의 홈구장 사용계약 현황을 점검해봤다.
● 잠실·목동을 쥐고 있는 서울시
LG와 두산은 올해부터 2016년까지 계약기간 3년의 조건으로 잠실구장 위수탁 계약을 경신했다. 두 구단은 매년 서울시에 위수탁료로 25억5150만원씩을 내야 한다. 서울시는 연간 50억원이 넘는 돈을 받는 셈이다. 야구장 내 광고권도 서울시 소유다. 1월 입찰을 통해 연간 103억5000만원을 써낸 ㈜스타애드컴이 광고대행사로 선정돼 향후 3년간 잠실구장 내 상업광고사용권을 따냈다. LG와 두산으로선 아무리 열심히 야구를 하고 마케팅 활동을 해도 수익을 내기 어렵다. 입장수익의 10%를 내야 하고, 매점임대권을 얻었지만 이 수익 역시 위수탁 재계약시 서울시에 보고하고 토해내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구단이 아무리 높은 금액에 매점계약을 해도 서울시의 배만 불리는 것이다. 여기에 양 구단이 자체 개발한 그라운드·덕아웃 광고도 할 수 없게 됐다.
넥센은 입장수익의 10%를 내고 일일대관 형식으로 목동구장을 사용한다. 다른 구단과는 달리 모기업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구단 사정을 고려해 서울시는 광고권을 넥센에 넘겼다. 대신 광고수익의 일정비율(비공개)을 서울시에 납부하는 조건이다.
● 위수탁 구장들과 비교
국내에서 위수탁 계약을 한 구장은 잠실 외에 대전구장(한화)과 사직구장(롯데), 마산구장(NC)이 있다. 부산시와 롯데는 3년간(2011∼2013년)의 계약기간이 만료돼 재계약을 협의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3년간 매년 10억900만원의 위수탁료를 부산시에 납부했다. 서울시와 달리 부산시는 펜스와 백스톱 뒤쪽 광고권만 가져간 뒤 나머지 광고권은 모두 구단 소유로 인정해줬다. 신축구장 문제로 시끄럽지만 창원시 역시 NC를 유치하면서 마산구장을 실사용료만 내도록 파격적 조건을 내걸었다. 광고권은 현재 구단과 창원시 소유가 혼재돼 있는 상태다. 대전시는 적극적으로 한화의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 장기임대와 민간위탁을 선택한 광역시들
인천시는 지난해 11월 문학경기장 민간위탁운영자 공개모집을 통해 SK를 운영사업자로 선정했다. 최소 5년에서 최대 20년 동안 문학야구장뿐 아니라 문학경기장 일대 시설에 대해 운영할 수 있게 했다. 매점운영권, 주차권, 광고권까지 모두 넘겨줬다. 대신 총수익의 30%만 시가 가져가는 조건이다. 향후 3∼5년 정도는 수익을 내기 쉽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한국 프로스포츠와 지자체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광주시와 대구시는 새 야구장을 건설하면서 25년간 장기임대를 약속했다. KIA는 300억원, 삼성은 500억원을 그룹 차원에서 구장건설에 투자했기 때문에 모든 수익사업을 구단 소유로 인정해줬다. 다만 대구시는 새 구장에서 수익이 날 경우 삼성으로부터 매년 3억원씩 추가로 받기로 했다. 삼성이 25년간 최대 575억원을 대구시에 납부하고 구장을 운영한다는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