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겨울올림픽은 초강대국 부활의 꿈을 전 세계에 과시하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작품이다.
러시아는 이 대회 개최를 위해 역대 모든 올림픽을 통틀어 가장 많은 510억 달러(약 55조 원)를 들였다. 7일 오후 8시 14분(한국 시간 8일 오전 1시 14분)에 시작되는 소치 올림픽 개막식이 관심을 모으는 것은 가장 비싼 올림픽에 걸맞게 개막식 역시 가장 화려하게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개막을 사흘 앞둔 4일 저녁 4만 석 규모의 피시트 스타디움에서 개막식 최종 리허설을 했다. 리허설은 2시간 반가량 치러졌고, 2만여 명의 관중이 관중석의 절반쯤을 채웠다.
개막식의 내용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져 있지만 이날 리허설과 러시아 현지 언론들의 보도를 통해 대략적인 그림을 유추해 볼 수 있다.
개막식을 관통하는 주제는 제정 러시아의 개혁 군주 표트르 대제, 작가 니콜라이 고골의 걸작 소설 ‘죽은 혼’, 그리고 다양한 러시아 민담과 예술이다. 가장 먼저 올림픽 오륜 마크와 러시아 국기가 고골의 ‘죽은 혼’에 나오는 구절을 형상화한 장면과 함께 등장한다. 이어 각국 선수단 입장이 시작되는데 이때 러시아 민담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각종 퍼포먼스를 펼친다.
이후엔 러시아의 화려했던 과거를 표현하는 무대가 펼쳐진다. 표트르 대제의 북방함대를 표현한 ‘황제의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을 스타디움 내에 그대로 재현한 ‘20세기 소비에트연방’ 등을 다룬 내용이 무대에 등장한다.
러시아의 자랑인 춤과 음악도 빠지지 않는다.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의 각종 발레 공연이 펼쳐지고, 수백 명의 남녀가 함께 추는 군무도 장관이다. 형형색색의 조명과 색채가 흥겨움을 더한다. 러시아가 낳은 세계적인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와 비올리스트이자 지휘자인 유리 바슈메트, ‘살아있는 백조’로 불리는 프리마 발레리나 울리야나 로팟키나, 피아니스트 데니스 마추예프 등이 개막식 공연에 힘을 보탠다.
개막식의 하이라이트인 최종 성화 주자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 자신이나 그와 관련된 인물이 나서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에는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가 많다. 나는 성화 점화자의 선정 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화는 5일 소치에 입성했다.
한편 개막 하루 전인 6일부터 프리스타일 모굴스키 여자 예선과 피겨스케이팅 팀 쇼트프로그램,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예선 등이 펼쳐진다. 이날 모굴스키 여자 예선에 출전하는 서정화(24)와 서지원(20·이상 GKL)은 한국 선수로는 처음 출전 테이프를 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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