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부족…내 레이스 못 펼쳤지만 남은 2종목 부담없이 내 경기 할 것 후배들에게 형다운 모습 보이겠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이승훈(26·대한항공)이 8일(한국시간)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1만m와 팀 추월에서의 선전을 약속했다. 그는 다음날인 9일 공식훈련을 마친 뒤 “5000m는 잊고 싶다”며 “유럽선수들의 벽은 철옹성이라는 것을 느끼고 올림픽은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좋은 공부가 됐다. 1만m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경기에 임하겠다. 팀 추월에서는 후배들에게 형다운 모습을 보이며 메달을 따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최악의 결과, 메달 획득 실패
이승훈은 8일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5000m에서 6분25초61의 기록으로 12위에 머물렀다. 스벤 크라머(네덜란드)가 올림픽신기록인 6분10초76으로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에 이어 2연패에 성공했지만, 이승훈은 14초85나 뒤진 기록으로 고개를 숙였다. 이는 2013∼2014시즌 자신의 최고기록인 6분07초04에 18초 이상 못 미치는 기록이었고, 밴쿠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을 당시의 6분16초95에도 한참 뒤지는 기록이다. 이승훈은 “경기장에 들어서자마자 긴장했다. 출발부터 여유가 없었다”고 패인을 설명했다. 김관규 대한빙상경기연맹 전무이사도 “(이)승훈이만의 레이스를 펼치지 못했다. 앞에 경기를 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심리적으로 ‘잘 타야 된다’는 부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5000m 실패는 1만m 자극제!
아쉬움이 남지만 남자 5000m 경기는 이미 끝났다. 이승훈은 9일 오전 경기장에 가장 먼저 나와 훈련을 소화하며 절치부심했다. 그는 “방에 있으면 안 좋은 생각만 나고 뭔가 해야 할 것 같아서 일부러 나왔다”며 “역시 올림픽은 다르다. 유럽 선수들의 벽은 철옹성 같다. 그래도 1만m(18일)와 팀 추월(21∼22일)이 남아있으니까 5000m는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다른 선수를 의식하기보다 내 레이스를 펼치는 게 중요하다. 남은 2경기는 부담 없이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팀 추월에서는 후배들에게 형다운 모습을 보이고 싶다. 내가 준비가 부족했다고 생각하고 남은 시간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김관규 전무도 “5000m의 실패가 승훈이에게는 자극이 될 것이다. 1만m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