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종목 가운데 한국 지도자들이 전 세계를 누비는 종목이 딱 3개 있다. 태권도와 양궁, 그리고 쇼트트랙이다.
태권도와 양궁은 여름올림픽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효자 종목이다. 겨울올림픽의 최고 효자는 다름 아닌 쇼트트랙이다. 그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많은 국가들이 한국 지도자들을 초빙한다. 이에 따라 러시아 소치에서 진행되고 있는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경기 때마다 한국 지도자들의 작은 동창회가 열린다.
대표적인 인물은 장권옥 감독(44)이다. 2000년 대 초반 미국 쇼트트랙 대표팀을 맡으며 아폴로 안톤 오노 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키워 온 장 감독은 2010년 러시아를 거쳐 2012년 말부터는 카자흐스탄 대표팀을 맡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 출전한 쇼트트랙 선수가 단 1명이었을 정도로 불모지나 다름없던 나라였다. 하지만 지난해 말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3, 4차 대회에서의 선전으로 카자흐스탄은 소치 올림픽 쇼트트랙에서 남자 5장, 여자 1장 등 무려 6장의 쿼터를 획득했다. 특히 남자 부문에서는 전 종목(500m, 1000m, 1500m, 3000m 계주) 출전이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여자 선수 1명도 계주를 제외한 3종목에 출전한다.
젊은 지도자인 조항민 감독(28)과 이승재 코치(32)는 각각 프랑스 대표팀과 영국 대표팀을 책임지고 있다.
2009년 프랑스 대표팀 코치로 부임한 조 감독은 이듬해 밴쿠버 올림픽이 끝난 뒤 감독으로 승격했고 5년째 감독직을 맡고 있다. 프랑스 대표팀 역시 월드컵 대회에서 선전하며 남자 3장, 여자 1장 등 총 4장의 올림픽 쿼터를 따냈다. 3년 전 영국으로 건너간 이 코치는 한 때 여자 1000m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엘리스 크리스티를 키워내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영국의 올림픽 쿼터는 총 5장(남자 3장, 여자 2장)이다.
장 감독은 “한국 대표팀이 세계 최강을 유지할수록 외국에 나와 있는 한국 지도자들도 더 좋은 평가를 받는다. 수십 년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한국 쇼트트랙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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