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스케이팅 4위…메달 대신 ‘사랑의 결실’ “소치서 마지막 무대 영광…이제는 결혼 준비”
20년의 인연이 마침내 결실을 맺기까지…. 한국 팬들에겐 낯설지만 중국 국민들로부터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은 두 남녀 피겨 스케이터의 이야기다.
피겨스케이팅 페어 부문에 출전한 중국의 35세 동갑내기 퉁젠과 팡칭은 13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서 4위를 차지했다. 마지막으로 나선 소치올림픽에서 끝내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사랑의 결실을 다시 한번 확약했다.
둘은 남녀 혼성 짝으로 20년 넘는 오랜 시간 동안 호흡을 맞춰왔다. 세계적으로 최정상의 기량을 뽐냈다. 2006, 2010년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했고, 2010밴쿠버올림픽에선 은메달을 땄다. 빙상에서만 호흡을 맞췄던 것은 아니다. 자연스레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성간의 호감이 싹 텄다. 이내 연인으로 발전했다. 2010세계선수권 이후 연인 사이임을 발표하면서 중국 내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2만여 관중이 지켜보는 2011년 중국 상하이대회에서 둘은 사랑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퉁젠이 경기 후 공개 프로포즈를 했다.
2011∼2012시즌 그랑프리를 건너뛰면서 결혼 관측이 나왔다. 둘은 마지막 남은 소치올림픽의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다만 약혼식을 올리며 사랑을 서약했다. 인연이 없었던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어느 때보다 뜨겁고 열정적으로 훈련에 매달렸다.
이들이 받아든 성적표는 4위. 동메달을 획득한 독일 팀보다 6점 가까이 뒤졌다. 하지만 표정만큼은 밝았다. 인생의 2막을 꾸릴 여유를 찾았던 것이다. 퉁젠은 “소치에서 마지막 무대를 장식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이제 결혼 준비를 시작해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