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희(22·화성시청)는 나란히 2014소치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며 화제를 모은 빙상 3남매 중 둘째다. 언니 박승주(24)는 여자스피드스케이팅, 동생 박세영(21·이상 단국대)은 남자쇼트트랙대표다. 초등학교 시절 언니 박승주와 함께 특기적성으로 스케이트화를 신은 박승희는 중학생이던 2007년 국제빙상연맹(ISU)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여자개인종합 동메달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어 수원경성고에 재학 중이던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여자대표팀의 막내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첫 올림픽에서 2개의 동메달(1000·1500m)을 목에 걸었지만, 밴쿠버대회는 박승희에게 아픔으로 남았다. 당시 박승희는 여자 1000m에서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여자대표팀의 ‘노골드’가 확정되자 펑펑 눈물을 흘리며 4년 뒤를 기약했다.
밴쿠버 이후 박승희의 실력은 더욱 무르익었다. 2010세계선수권에서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본인이 선수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는 장면이다. 시련도 있었다. 2011동계아시안게임 이후 불의의 허리부상으로 1년간 재활의 터널을 지났다. 그러나 특유의 긍정적 마인드로 극복했다. 다시 빙판 위에 선 박승희는 공백기가 무색할 정도로 화려하게 부활의 날개를 폈다. 2013년 헝가리 데브레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1500m 금메달, 500m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소치올림픽을 앞둔 지난해 9월 상하이월드컵 500m에서도 은메달을 기록했다. 2006·2010동계올림픽 여자 500m에서 2연패를 달성한 왕멍(중국)이 부상으로 빠지자, AP통신 등 외신은 박승희를 이 종목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예상했다. 결국 박승희는 한국여자쇼트트랙의 취약종목으로 꼽히던 500m에서 메달 꿈을 이뤘다. 여자 500m에서 한국이 메달을 획득한 것은 1994릴레함메르대회 김소희, 1998나가노대회 전이경(이상 동메달) 이후 3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