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고맙다 우리 딸” 가족들 눈물 쏟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9일 03시 00분


박승희母“무릎 아플텐데 너무 잘해”

“4년 전 그날이 생각났는지 승희도 울더라고요. 그때는 슬퍼서 울고, 지금은 기뻐서 우네요.”

박승희(22·화성시청)의 어머니 이옥경 씨(47)는 소치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딴 딸의 경기를 지켜본 뒤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은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1위로 들어오고도 실격당해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다. 당시 대표팀의 일원이었던 박승희는 슬픔의 눈물을 삼켜야 했다.

친정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한 탓에 서울 종로구 평동 강북삼성병원 휴게실에서 언니와 함께 경기를 지켜본 이 씨는 “세상을 다 얻은 것 같다”며 “너무 좋다” “너무 행복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박승희가 500m 결선에서 두 번이나 넘어지는 과정에서 입은 오른쪽 무릎 부상에 대해선 “승희 무릎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래도 정말 잘해줬어요”라며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했다.

김아랑(19·전주 제일고)의 아버지 김학만 씨(52)와 어머니 신경숙 씨(44)는 동네 주민 100여 명과 함께 전북 전주시 서서학동 주민센터에 모여 딸의 경기를 지켜봤다. 신 씨는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두 손을 모아 눈을 감고 기도를 했다. 중간 중간 중국에 추월을 당할 땐 입술을 앙다물기도 했다.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김 씨의 부모는 함께 응원하던 이웃들과 벌떡 일어나 태극기를 흔들며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장하다 내 딸”을 외치던 신 씨는 감격에 겨워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김학만 씨도 “우리 딸 수고했다. 그동안 고생 많았다”며 딸의 극적인 금메달을 축하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박가영 채널A 기자
#박승희#김아랑#소치 겨울올림픽#쇼트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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