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은메달을 딴 뒤 “죄송하다”고 말했던 심석희.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경기 때 ‘금메달이 아니어도 괜찮아’라는 응원 문구를 써 갖고 간 ‘빙속 여제’ 이상화. 올림픽은 출전만으로도 영광스러운 무대지만 메달 색깔을 둘러싼 온도차는 분명 존재한다.
선수뿐만 아니라 출전 국가 역시 올림픽 성적을 국력의 척도로 여기며 대리전이라도 치르듯 치열한 메달 레이스를 펼친다. 이번 올림픽은 혼전 양상이 두드러지면서 메달 집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현재 뉴욕타임스, USA투데이 등 미국 주요 언론의 메달 집계에서는 미국과 네덜란드가 공동 1위다. 반면 한국 일본 등 아시아와 유럽, 소치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독일이 1위, 미국은 4위, 네덜란드는 3위다. 미국은 메달 수 합계를 기준으로 순위표를 매기는 반면 나머지 지역은 금메달 수를 따지기 때문이다. 독일은 금메달 8개로 미국, 네덜란드(이상 6개)를 앞섰지만 메달 합계에서는 15개로 미국 네덜란드(이상 20개)에 뒤졌다. 미국에서 독일의 순위는 6위로 밀린다.
메달의 가치는 빛깔이 달라도 똑같이 봐야 한다는 관점과 그래도 역시 최고의 승자에게 돌아가는 금메달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메달 5점, 은메달 3점, 동메달 1점으로 가중치를 부여한 메달 순위가 합리적이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한편 이번 대회 출전 88개국 중 1개 이상의 메달을 딴 국가는 26개로 역대 올림픽 최다 타이 기록이다. 개최국 러시아는 메달 19개로 메달 합계로는 3위이며 금메달(5개) 기준으로는 5위. 개최국이 가장 많은 메달을 딴 적은 1994년 릴레함메르대회를 개최한 노르웨이가 마지막이었다. 금메달로는 4년 전 밴쿠버대회 때 캐나다가 14개로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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