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에서는 요즘 티켓 구하기 전쟁이 한창입니다.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출전하는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이 전쟁터입니다.
김연아는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은퇴합니다. ‘10년 라이벌’ 아사다 마오(24·일본)에게도 마지막 올림픽입니다. 개최국 러시아의 ‘신성’ 율리야 리프니츠카야(16)는 우승 후보 중 한 명으로 떠올랐습니다. ‘겨울올림픽의 꽃’이라 불리는 피겨 여자 싱글은 안 그래도 인기가 많습니다. 이번 올림픽은 사연 많고, 볼거리까지 많으니 더욱 성황입니다.
티켓 전쟁은 기자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이 종목은 하이 디맨드(입장권 수요가 아주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행사나 경기) 이벤트라 기자들도 표가 있어야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대회 조직위는 18일 대한체육회를 통해 한국 미디어를 위한 티켓을 보내왔습니다. 하지만 턱도 없이 적은 수입니다. 중계권을 갖고 있는 지상파를 제외하고 소치 현지에 취재를 온 신문, 통신사는 모두 24개입니다. 그런데 20일 열리는 쇼트프로그램은 15장, 프리스케이팅은 13장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소치까지 온 마당에 누구인들 이 경기를 보고 싶지 않겠습니까. 결국 추첨으로 티켓을 나누기로 합니다. 각 회사의 이름을 적은 종이를 통에 넣고 한 장씩 뽑는 방식입니다. 한 회사 한 회사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극명하게 희비가 엇갈립니다.
쇼트프로그램 때는 운이 좋았습니다. 앞 순서에서 뽑혔습니다. 그런데 숫자가 더 적은 프리스케이팅에서는 회사 이름이 호명되지 않습니다. 한 장 한 장 표가 줄어들 때마다 피가 바짝바짝 마릅니다. 이제 남은 것은 단 두 장. 마침내 기자단 간사 입에서 ‘동아일보’란 소리가 나옵니다. 구사일생입니다. 대한민국 만세입니다.
어렵사리 구한 티켓은 테이블이 없는 ‘논 테이블’석입니다.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닙니다. 그냥 경기를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입니다. 티켓을 구하지 못한 회사는 경기 시작 3시간 전 하이 디맨드 오피스 앞에서 기다렸다가 남는 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럴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 최후의 수단이 있긴 합니다. 웹사이트를 통해 재판매되는 티켓을 웃돈을 주고 구입하는 것입니다. 물론 수십만 원이 들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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