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논란, 유재학 감독 사과로 일단락 삼성전 절치부심…13점 4R 4AS V견인 34승13패 모비스, SK와 다시 공동선두
모비스 함지훈(30·198cm)은 최근 마음고생을 했다. 뜻하는 대로 농구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벤치에서 일어난 일이 TV 중계방송을 통해 고스란히 팬들에게 전달돼 고초를 겪었다. 한마디로 ‘이중고’다.
16일 KGC와의 원정경기 도중 작전타임에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지시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함지훈을 질책하다가 “입에 테이프를 붙이라”고 했다. TV를 통해 이를 지켜본 농구팬들은 ‘인권유린’이라고 맹비난했다. 정작 자신은 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여론이 들끓자 함지훈도 마음고생을 겪었다. 결국 유 감독이 팬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하나의 큰 산을 넘었지만 함지훈은 아직 해결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자신의 경기력을 회복하는 것이다. 함지훈은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지난 시즌보다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어떤 선수든 모든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는 없지만, 함지훈의 올 시즌 기록을 살펴보면 전 부문에 걸쳐 지난 시즌보다 수치가 떨어진다.
공격의 적극성도 아쉽다. 외곽슛 적중률이 떨어진 탓인지 슛 1∼2개가 들어가지 않으면 시도 자체를 머뭇거리고 있다는 게 팀 관계자의 말이다. 수비에서도 실수가 잦다. 지난 KGC전에서 유 감독에게 혼난 이유도 팀 수비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비스가 챔피언 결정전 2연패를 달성하려면 함지훈의 경기력 회복이 절실하다. 모비스의 대항마로 꼽히는 SK, LG, 오리온스는 모두 토종 센터들의 활약이 굳건한 팀들이다. 모비스에는 함지훈을 빼면 신장이 큰 토종 빅맨이 없다. 결국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면 함지훈의 활약 여부가 모비스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은 시련이 분발의 계기가 된 것일까. 함지훈은 20일 잠실체육관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모처럼 13점(4리바운드·4도움)을 올리며 팀의 70-61 승리에 일조했다. 돋보이는 활약은 아니었지만, 분위기 반전에는 어느 정도 성공한 셈이다. 모비스도 34승13패로 SK와 공동선두로 복귀했다. 인천에선 최하위 동부가 갈 길 바쁜 6위 전자랜드의 발목을 70-68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