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라이벌 소치올림픽 끝난 뒤 서로 격려 주니어 땐 아사다, 시니어 무대에선 김연아 우위 김연아 은퇴로 10여년 치열했던 라이벌 관계 종료
“아사다 선수에게 ‘수고했다’고, ‘고생 많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김연아)
“연아 선수와 어릴 때부터 경쟁해왔는데 덕분에 발전할 수 있었어요. 은퇴를 한다고 들었는데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네요.”(아사다)
김연아(24·올댓스포츠)와 아사다 마오(24·일본)는 오랜 라이벌이었다. 뛰어난 실력을 가졌을 뿐 아니라 동갑내기에 예쁜 외모를 지니고 있어 ‘라이벌’로 같은 무대에 서자마자 비교되기 시작했다. 주니어 시절에는 김연아가 먼저 두각을 드러낸 아사다를 쫓아가는 입장이었다면, 시니어 데뷔 후에는 세계무대를 평정한 김연아를 아사다가 뒤쫓는 관계였다. ‘김연아’ 하면 ‘아사다’, ‘아사다’ 하면 ‘김연아’가 자동으로 따라붙을 정도로 둘은 오랜 기간 많이 비교됐고, 치열하게 싸웠다.
그러나 10년 넘는 라이벌 관계에도 마지막이 찾아왔다. 김연아가 2014소치동계올림픽 이후 은퇴를 선언하며 불꽃 튀었던 경쟁이 종식된 것이다. 아사다는 소치올림픽 전까지는 김연아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이었지만, 프리스케이팅 연기가 끝난 뒤 한국 취재진과 만나 “연아 선수와 오랫동안 비교돼 왔고 라이벌 관계로 지내왔는데 그 덕분에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은퇴를 한다고 들었는데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인사를 건넸다.
김연아도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인터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라이벌로 아사다를 꼽고는 “어릴 때부터 10년 넘게 경쟁을 했다. 앞으로도 우리 둘만큼 비교 당하는 선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오랜 라이벌이었다”며 “상황이나 비슷한 점이 많은 선수여서 그런지 그 선수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제 워밍업할 때 TV를 살짝 봤는데 아사다 선수가 울먹일 때 나 역시도 울컥하더라. 그 선수는 은퇴가 아닌 걸로 아는데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자신의 자서전 ‘김연아의 7분 드라마’에 ‘주니어 시절 왜 아사다와 같은 시대에 태어났을까 한탄한 적이 많았다’고 했다. 그만큼 간절히 넘고 싶었던 상대였다. 아사다도 김연아에 대해 최대한 언급을 삼가는 모습이었지만, 모든 게 끝난 뒤 “정말 훌륭한 선수”라며 실력을 인정했다. ‘선의의 경쟁’을 끝낸 둘은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수고했다”고 했다. 그리고 서로를 향해 진심을 담아 박수를 보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