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팀 이적 후 데뷔골·선발 입지 구축 남태희 6경기 연속득점 등 인상적인 활약 절반의 합격 이근호, 임팩트 여전히 숙제 김보경, 컨디션 난조·팀내 입지까지 흔들
홍명보호 최종엔트리의 윤곽이 드러났다. 3월6일 오전 2시(한국시간) 아테네에서 벌어지는 그리스와 원정 평가전에 나설 24명은 본선 엔트리에 가깝다. 홍명보 감독이 4-2-3-1 포메이션을 주로 쓴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 중에서도 최전방 공격수 바로 아래의 섀도 스트라이커(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은 특히 경쟁이 치열하다. 구자철(25·마인츠)과 김보경(25·카디프시티), 이근호(29·상주상무)에 남태희(23·레퀴야)까지 가세했다. 4명 모두 홍 감독으로부터 큰 신뢰를 받는 선수들이다. 본선 무대를 밟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월드컵 개막 한 달 전까지 소속팀에서 어떤 활약을 보이느냐다. 현재 소속팀 입지를 바탕으로 4명의 기상도를 분석해 본다.
● 구자철, 남태희-맑음
구자철이 겨울이적시장 팀을 옮긴 건 ‘신의 한수’였다. 예전 팀인 볼프스부르크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던 구자철은 마인츠에서는 원하던 포지션인 공격형 미드필더로 줄곧 뛴다. 홍 감독과 구자철 모두 바라던 바다. 구자철은 슈투트가르트 전을 통해 마인츠 데뷔전을 치른 뒤 바로 다음 프라이부르크와 홈경기에서 그림 같은 데뷔골을 성공시켰다. 이적 후 5경기 모두 나섰고, 선발 비중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남태희는 9일 알 하드(바레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차 플레이오프까지 무려 6경기 연속 득점을 작렬했다. 유럽이 아닌 카타르 리그라는 점은 감안해야겠지만 분명 인상적인 경기력이다.
● 김보경-흐림
김보경은 다소 주춤하다. 올 시즌 초반만 해도 붙박이 공격 자원이었다. 리그 개막과 함께 4경기 연속 선발이었다. 시즌 중간 사령탑이 솔샤르로 교체됐지만 김보경에게 큰 영향은 없는 듯 했다. 솔샤르의 감독 데뷔전이었던 뉴캐슬과 FA컵에서 79분을 뛰며 승리를 도왔고 이후에도 중요한 경기마다 풀타임 활약했다. 하지만 1월 말 들어 교체, 선발을 번갈아 뛰더니 최근 3경기에서는 결장-후반막판 교체투입-결장의 패턴이다. 1월 이적시장 때 새로 들어온 선수들에게 밀린 감이 있다. 남은 기간 돌파구가 필요하다.
● 이근호-안개
이근호는 안개 속이다. 작년 챌린지(2부 리그)에서 뛰었던 그는 올해는 팀 승격에 따라 클래식(1부 리그)으로 올라왔다. 작년 챌린지와 클래식의 템포가 달라 고생했던 그로서는 다행스럽다. 이근호는 1,2월 3주 동안 진행된 대표팀의 브라질-미국 전훈에서 절반의 합격점을 받았다. 공간 창출과 부지런한 움직임은 여전했지만 임팩트는 부족했다. 올 시즌 클래식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 굉장히 중요하다.
● 4명 모두 멀티 플레이어
변수는 있다. 4명 모두 멀티 능력을 갖췄다. 구자철은 수비형 미드필더도 가능하고 이근호와 남태희, 김보경은 측면에서도 뛸 수 있다. 홍 감독이 멀티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복안인지 또 얼마나 브라질에 데려가느냐가 경쟁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