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대표팀의 맏형 이규혁(36·서울시청)은 2014소치동계올림픽을 위해 출국하기 전 한 인터뷰에서 “올 때는 전세기 타고 오기가 힘들 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 개선하는 영웅들을 위한 혜택이나 다름없는 귀국 전세기는 메달리스트들이 올림픽 폐막까지 기다렸다가 함께 탑승하는 것이 관례다. 동계올림픽에 6번이나 출전한 이규혁은 체력적으로 메달을 따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메달리스트 위주로 귀국 전세기가 편성되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만큼 이런 말을 한 것이다.
그러나 25일 전세기 편으로 이규혁은 돌아왔다. 메달을 딴 것이 아니라 일정상 미리 돌아오고 싶어도 마땅한 비행편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규혁은 개막식 때 기수를 맡았던 관록에 걸맞게 돌아올 때도 태극기를 안고 가장 먼저 행사장에 들어섰다.
이규혁뿐 아니라 스피드스케이팅의 모태범과 남자쇼트트랙대표팀 등 최선을 다했으나 노 메달에 그친 선수들도 전세기 편으로 귀국해 환영회에 참석했다. 전세기에는 선수들 외에 임원, 관계자 등을 포함해 91명이 탑승했다. 전세기를 탄 덕분에 경유 없이 소치에서 인천으로 곧장 날아올 수 있었지만,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 30분 이상 늦어진 오후 4시가 넘어서야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