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다 마오 “중요할 때 넘어진다” 모리 전 총리 비난에 보인 반응은…

아사다 마오. 사진제공=Gettyimages/멀티비츠

아사다 마오, "중요할 때 넘어진다" 모리 전 총리 비난에 보인 반응은…

아사다 마오

피겨스타 아사다 마오(일본)가 자신에 대한 날선 비판에 대해 성숙하면서도 유머스럽게 받아치는 여유를 보였다.

아사다 마오는 25일 소치올림픽 일정을 마치고 귀국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실패를 할 수 있다. 또 실패하고 싶어서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좀 잘못된 말 아닌가 생각했다"라면서도 이내 웃음을 띄우며 "지금으로서는 올림픽이 끝났다는 생각 뿐이다. 모리씨가 (지금은) 자신의 발언에 후회하고 있지 않을까"라고 받아쳐 좌중을 웃겼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모리 요시로 전 총리는 지난 20일 소치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아사다 마오가 트리플 악셀 점프에서 넘어지는 등 최악의 연기를 보이자 한 강연에서 "아사다 마오를 피겨 단체전에 내보낼 필요가 있었나"라면서 "정말 보기 좋게 넘어졌다. 아사다 마오는 꼭 중요한 순간마다 넘어지더라"라고 비웃었다. 모리 전 총리의 이 발언은 일본 내에서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다.

반면 아사다 마오는 '모리 발언'에 대해 유쾌하게 맞받음으로써 더욱 모리 전 총리를 무안하게 만든 셈이 됐다. 아사다 마오는 쇼트프로그램에서는 피겨 인생 최악의 연기를 펼쳤지만, 다음날 프리스케이팅에서 완전히 달라진 집중력으로 빼어난 연기를 펼치며 최종 6위를 차지했다.

아사다 마오는 프리 연기 후 복받치는 울음을 참지 못해 눈물을 흘리는 등 그간의 마음고생을 드러내 동정을 샀다. 이날 눈물에 대해 아사다 마오는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실수가 겹쳐 16위까지 밀렸다. 다음날 프리는 최고의 무대였다. 지옥과 천국을 오고간 이틀"이라고 당시 기분을 전했다. 아사다 마오는 선수 생활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반반 정도다. 일단 3월 도쿄 세계선수권을 마친 뒤 천천히 생각하겠다"라며 말을 아꼈다.

이날 아사다 마오의 성숙한 답변은 프리에서의 완벽한 연기로 모리 전 총리에게 일종의 '복수'를 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반면 모리 전 총리는 '아사다 마오 발언'의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 아사히 신문도 "운동선수를 존경하지 않는 사람이 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는 것이 합당한가"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또 모리 전 총리는 23일 도쿄올림픽 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한 도쿄마라톤 현장에서 현장의 시민들로부터 "격려사를 할 자격이 없다"라며 야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
아사다 마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