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웨스턴시드니(호주)와 조별리그 1차전을 갖기 위해 22일 결전지인 시드니에 입성했다. 기존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가운데 신인 선수도 눈에 띈다. 특히 이번 원정에서 18명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미드필더 김선민(23)이 그 주인공이다.
김선민은 2014 신인드래프트에서 울산의 1순위 지명을 받았다. 조민국 감독과는 일찍이 사제의 연을 맺었다. 작년 울산미포조선(실업리그)에서 활약하며 조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14경기에 출전해 10골2도움을 기록하며 실업리그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특히 7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실업리그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그의 기량을 믿어 의심치 않은 조 감독이 그를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무대로 데리고 온 건 당연했다.
그는 웨스턴시드니 원정에 합류해 첫 경기 선발 출전을 목표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멘토는 공격수 김신욱이다. 둘은 함께 방을 쓴다. 그런데 재밌는 사연이 있다. 역대급 꺽다리와 짜리몽땅(김선민의 별명)이 동거를 하고 있는 것. 김신욱은 널리 알려진 대로 K리그 클래식 최장신(197.5cm)이다. 반면 김선민은 166cm로 클래식에서 뛰는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작다. 외국인 선수인 산토스(수원·165cm)와 파그너(울산·163cm)만이 그보다 작다.
키가 작다고 실력이 뒤처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조 감독은 “작은 만큼 기술과 패싱력은 뛰어나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김신욱도 “올 시즌 기대가 큰 동료”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선민은 올 시즌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왼쪽 측면과 공격형 미드필더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조 감독이 추구하는 미드필드 플레이와 패스축구를 이끌 적임자로 손꼽힌다. 해외 원정에 합류하면서 야심찬 첫 발을 내디뎠다. 김선민이 울산의 희망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