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캠프서 직구구속·변화구 각도 회복 손민한 “서둘지 말고 몸 만들어라” 조언 NC 전력분석팀 “5월엔 강한 공 던질 것”
2009년 이후로 1군 등판 기록이 없던 손민한(39)은 2013년 NC 유니폼을 입고 5승6패9세이브3홀드, 방어율 3.43을 기록하며 통산 100승 투수의 관록을 입증했다. 화려한 부활이었다. 수치상의 성적뿐만이 아니었다. 어떤 위기에서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공을 던지는 투지는 NC 젊은 투수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매 경기 이재학, 이민호 등 젊은 투수들이 서로 손민한의 옆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은근히 경쟁하기도 했다. 고독한 에이스의 이미지가 강했던 그도 아낌없이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했다.
손민한보다 한해 뒤인 2010년 이후로 1군 기록이 없는 또 한명의 100승 투수가 올해 마운드에 다시 서기 위해 이를 악물고 공을 던지고 있다. 그 주인공 박명환(37)은 ‘제2의 손민한’이 될 수 있을까.
박명환은 손민한과 함께 2000년대 초중반 리그를 지배했던 투수다. 손민한의 통산 기록은 108승78패21세이브, 방어율 3.46이다. 박명환도 102승90패9세이브, 방어율 3.78이다.
두산 시절 박명환의 전성기를 함께 했던 NC 김경문 감독은 “박명환이 후회 없이 야구인생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서두르지 않겠다. 지난해 손민한 같은 역할을 해준다면 그보다 바랄 것은 없다. 불펜이 더 튼튼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명환은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에서 손민한에게 자주 조언을 구했다. “야구인생 마지막 도전이다. 과거는 모두 잊었다.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이다”는 다짐과 함께였다. 손민한은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몸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대만 2차 캠프에 참가 중인 박명환은 NC 복귀 이후 처음으로 22일 실전에 등판했다. 대만프로야구 퉁이 라이온스를 상대로 최고 140km의 직구와 129km의 슬라이더를 던졌다. 1이닝 동안 3실점했지만, 위기 상황에서 4번 덩즈웨이를 내야 플라이로 잡는 등 관록을 보여줬다.
25일 청백전에선 최고 142km의 직구와 함께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공을 시험했다. 2이닝 동안 42개의 공을 던져 6안타 1볼넷으로 2실점했다. 기록보다는 직구에 힘이 붙었고, 변화구의 각도를 되찾아가고 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피칭이었다. NC 전력분석팀은 “아직 투구 밸런스는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4∼5월이 되면 더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