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의 스프링캠프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다른 구단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방법으로 지루한 훈련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대부분은 ‘체력안배’ 또는 ‘동기부여’와 관련돼 있다. 미국 애리조나 1차 캠프에서 잘 활용한 ‘1일 휴식권’이 좋은 예다. 선수단 모두가 쉬는 휴식일 외에도 언제든지 몸이 아프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꺼내들 수 있는 귀한 ‘쿠폰’이었다. 매일 훈련 시작 전 장기자랑을 통해 분위기를 끌어올린 것도 그 일환이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부터는 ‘야간훈련의 법칙’이 생겼다. 딱 3일만 빼고 모두 연습경기로 채워진 2차 캠프의 특성을 살려 ‘이기는 날은 전원 면제’라는 당근을 새로 마련했다. 물론 야간훈련을 꼭 하고 싶은 선수까지 막지는 않는다. 그러나 진짜 훈련하지 않고 쉰다고 해서 눈치를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넥센이 22일부터 24일까지 SK∼한화∼요코하마를 상대로 3연승을 거두면서 선수들도 ‘자율’의 기쁨을 만끽했다.
다만 하필이면 25일 경기에서 패한 게 옥에 티다. 다음 날인 26일은 오키나와 캠프에서 유일한 휴식일이기 때문이다. “왜 하필이면 휴식일 전날 야간훈련이냐”며 한숨이 나올 법도 하다. 그러나 팀 분위기는 여전히 최상이다. 덕아웃 분위기가 너무 시끌벅적해서 오히려 ‘파이팅 자제령’이 떨어질 정도다. 충분히 쉰 넥센 선수단은 기나긴 캠프의 막바지에도 여전히 힘이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