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동수(우즈-김동주-심정수) 트리오’를 앞세워 화끈한 장타력을 과시하는 팀이었다. 우즈, 심정수의 이탈과 김동주의 존재감 감소로 장타력은 크게 약화됐지만 이종욱, 고영민 등 발 빠른 선수들이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뛰는 야구’로 팀 컬러를 바꿨다.
이번 오프시즌 동안 두산은 또 한 번의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을 맞이했다. 10년간 ‘발야구’의 선두주자였던 이종욱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NC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이종욱은 단순한 호타준족이 아니라 두산의 상징적 존재였기에 팬들에게 그의 공백은 더욱 크게 느껴졌다.
그러나 새 시즌에도 두산의 발야구는 계속된다. 대대적 세대교체와 함께 팀의 주축으로 떠오른 민병헌과 정수빈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생애 첫 3할 타율(0.319)을 작성한 민병헌은 올 시즌 공격첨병을 맡을 예정이다. 두산 송일수 감독은 민병헌에게 “톱타자를 맡아달라”며 신뢰를 나타냈다. 송 감독은 지난주부터 시작된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도 매 경기 1번타자로 민병헌을 중용하고 있다. 지난 시즌의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 비시즌 동안에도 스스로 꾸준히 훈련해온 만큼 타격 기술에서도 한층 성장했다는 평가다.
정수빈도 빼놓을 수 없다. 정수빈은 주력과 수비력에선 리그 톱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올해 스프링캠프를 통해 자신의 약점으로 지적된 타격을 보강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송 감독은 “정수빈의 스윙이 좋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정수빈은 “타격만 훈련한 만큼 된다면 뛰는 건 자신 있다. 도루 실패를 두려워해선 아예 뛸 수 없다. 무조건 뛴다는 생각으로 임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밖에도 넥센에서 이적해온 장민석, 부활을 꿈꾸는 고영민 등도 두산 발야구의 또 다른 옵션으로 기대를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