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33)이 영화 속 격투 장면에서나 봤던 '스피닝 백 엘보(뒤로 돌면서 팔꿈치로 가격)' 기술로 종합격투기 UFC에서 10승(2패)째를 챙겼다. 김동현은 1일 밤 중국 마카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웰터급(77kg) 5라운드 경기에서 존 해서웨이(27·영국)를 3라운드 1분 1초만에 KO로 꺾었다. 4연승을 달린 김동현은 UFC 아시안 파이터 최다승에 3승 차이로 다가섰다. 오카미 유신(일본)이 갖고 있는 13승(5패)이 아시안 파이터 최다승이다.
해서웨이가 한 방에 나가떨어진 스피닝 백 엘보는 실전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기술이다. 김동현은 해서웨이가 다가서며 오른 팔꿈치로 가격을 시도하는 순간 시계 반대 방향으로 잽싸게 몸을 돌리면서 왼 팔꿈치로 해서웨이의 안면을 강타해 경기를 끝냈다. 무릎이 꺾인 해서웨이는 손을 짚을 새도 없이 앞으로 꼬꾸라졌다. '히트맨(암살자)'으로 불리는 해서웨이가 KO로 패한 건 2006년 6월 종합격투기 데뷔 후 처음이다. 김동현은 가장 인상적인 기술이나 경기력을 보인 선수에게 돌아가는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에 선정돼 5만 달러(약 5300만 원)의 보너스를 챙겼다. 미국의 일간지 USA투데이는 김동현의 스피닝 백 엘보를 '올해의 KO'감으로 거론했다.
'스턴건(전기 충격기)' 김동현은 2연속 KO승으로 예전의 타격가 이미지를 완전히 되찾았다. 김동현은 UFC 무대를 밟기 전 내리 5번을 KO로 장식했다. 하지만 UFC에서는 2008년 5월 데뷔전 KO승 후로 7번의 승리를 모두 판정으로 챙겨 '흥행에 별 도움이 안 되는 파이터'라는 꼬리표가 붙었었다. 김동현은 지난해 10월 에릭 시우바(브라질)를 상대로 5년 5개월만의 KO승을 맛봤었다.
김동현은 "그동안 승수를 쌓아왔지만 타이틀 도전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 기회를 잡으려면 싸우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걸 알았고 그래서 바꿨다. 나는 공격적으로 변했다. 누구와 붙어도 이길 자신이 있다. 타이틀 매치 한 번 하게 해 달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체급 랭킹 11위인 김동현은 이번 승리로 10위 내 진입 가능성이 높아졌다.
남의철(33)은 라이트급(70kg) 경기에서 도쿠도메 가즈키(27·일본)를 2-1 판정으로 누르고 UFC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남의철은 '코리안 불도저'라는 별명답게 시작부터 내내 물러서지 않는 화끈한 경기 스타일로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에 뽑혀 보너스 5만 달러를 받았다.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는 화끈한 난타전을 벌인 양 선수에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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