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작년이어 우승
용병 전력 작년보다 못하지만 김희진-박정아 폭발적 공격력에
채선아가 이끄는 수비진도 안정… 27일부터 2년연속 통합챔프 도전
“(지난 시즌과 비교해) 라인업에 변화가 있었는데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 주장인 세터 이효희는 더 안정됐고, 김희진과 박정아는 더 성장했다. 다른 모든 선수들도 제 역할을 했다. 통합우승을 위해 긴장을 풀지 않겠다.”(기업은행 이정철 감독)
프로배구 여자부 막내 기업은행이 2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기업은행은 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방문경기에서 흥국생명을 3-0(25-19, 25-12, 25-16)으로 완파하고 승점 65점을 만들며 남은 2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챔피언결정전 직행을 확정했다. 2위 GS칼텍스와는 승점 14점 차. 흥국생명을 상대로는 15연승을 이어갔다.
2011년 8월 창단한 기업은행은 2011∼2012시즌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신생팀 우선 지명을 통해 ‘고교 최대어’ 김희진(23)과 박정아(21)를 함께 확보해 공격력은 좋았지만 수비가 약해 창단 첫해에는 4위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첫 시즌을 마친 뒤 이 감독은 ‘수비 강화’와 ‘신구 조화’를 동시에 추진했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로는 우승을 노릴 수 없다는 것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GS칼텍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리베로 남지연(31)을 영입했고 현대건설에서 방출된 수비형 레프트 윤혜숙(31·현 흥국생명)을 받아들였다. 2010년 은퇴했다 창단 멤버로 합류한 최고참 세터 이효희(34)의 볼 배급도 갈수록 노련해졌다. 남자부 삼성화재가 그랬던 것처럼 탄탄한 수비와 조직력을 갖춘 것. 개막부터 선두를 질주한 기업은행은 어려움 없이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신생팀이 창단 2년 만에 우승한 것은 프로 종목을 통틀어 처음이었다. 구단은 지난해 이효희와 남지연을 잇달아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해 사기를 북돋웠다.
기업은행은 올 시즌을 앞두고 큰 변화를 겪었다. 우승 주역 알레시아가 유럽으로 진출했고 윤혜숙이 흥국생명으로 이적한 것. 하지만 교체멤버였던 채선아(22)가 윤혜숙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고, 흥국생명 출신으로 4시즌 만에 한국에 돌아온 카리나(29)도 화려하진 않지만 제 몫을 했다. 특히 채선아는 올 시즌 리시브왕을 일찌감치 예약했을 정도로 큰 활약을 보여줬다.
수비력과 신구 조화가 뒷받침됐지만 역시 기업은행의 가장 큰 장점은 김희진과 박정아라는 걸출한 국내 공격수 2명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선수에 크게 의존하는 다른 구단과는 비교할 수 없다. 전문가들이 “당분간 기업은행의 시대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다. 올 시즌 6명의 여자 외국인선수 가운데 공격 점유율에서 40%가 안 되는 선수는 카리나가 유일하다. 2년 연속 통합우승을 노리는 기업은행과 플레이오프 승자의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은 27일 막을 올린다.
남자부 2위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을 3-1(25-20, 25-15, 18-25, 25-20)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 승점 3점을 추가한 현대캐피탈(승점 58·20승 7패)은 삼성화재(승점 59·21승 6패)를 승점 1점 차로 추격하며 치열한 선두 다툼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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