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다 유타카 감독을 포함한 한신 선수단 전원이 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의 니시노미야신사에서 필승기원 참배를 했다. 500여명의 팬이 동참해 한신의 인기를 짐작케 했다. 다만 한신의 외국인선수들은 신사참배에서 빠졌다. 한신의 새로운 수호신 오승환(32·사진)은 동행하지 않은 것이다.
일본에서 신사참배는 토속신앙에 가깝다. 신사에 들러 소원을 비는 것인데, 일본프로야구팀들도 관례적으로 시즌 전 참배에 나선다. 그러나 한국선수들에게 신사참배는 미묘하다. 일본의 식민지배에 신음하던 시절 한국인은 신사참배 강요라는 굴욕의 역사를 경험했다. 게다가 일본의 미흡한 과거사 사죄 탓에, 신사참배라고 하면 일본 도쿄에 A급 전범들을 합사해놓은 야스쿠니신사부터 떠오르는 것이 현실이다. 야스쿠니는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도 반성하지 않는 군국주의 일본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이 때문에 오승환 이전에 일본에 진출한 한국선수들도 신사참배를 피했다. 선동열 KIA 감독(전 주니치), 고 조성민(전 요미우리) 등 과거 일본에서 뛴 선수들부터 신사에 가지 않았다. 이승엽(삼성)은 지바롯데와 요미우리 등을 거쳤지만 신사참배를 하지 않았다. 선수단이 단체로 신사에 가면 숙소에 남아 기다렸다가 참배가 끝난 뒤 합류했다.
단체행동을 중시하는 일본에서 팀 전체 행사에 불참하는 것은 좋게 비쳐지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자발적으로 참가하는 외국인선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승엽은 2006년 1월 미야자키현 아오시마에서 열린 요미우리 신사참배에 이적 후 첫 행사였음에도 불참했다. 스스로의 양심적 판단은 물론 팀에서도 참배를 말렸다. 불필요한 논쟁에 휘말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었다. 이번 오승환의 신사참배 불참도 ‘야구선수는 야구로 말하면 된다’는 선수와 팀의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