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가 게임화(gamification)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보통 게임화는 하기 귀찮은 일을 게임 미션처럼 수행하도록 해 능률을 높이는 방식을 일컫는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 노리는 게임화는 TV 중계를 정말 게임처럼 만드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 산하 정보기술(IT) 조직인 메이저리그어드밴스트미디어(MLBAM)는 “구장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플레이를 수치화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1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 시스템을 설치하면 시청자들은 타구가 어떤 각도로 얼마나 날아갔는지, 야수가 타구를 잡기까지 어떻게 움직였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로버트 바우먼 MLBAM 최고경영자(CEO)는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이 시스템을 소개하면서 “이제 우리가 야구를 보는 관점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며 “이 시스템이 논쟁을 끝내는 게 아니라 더 많은 논쟁을 시작하는 데 쓰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시스템이 기록을 모으기 시작하면 특히 수비력 측정에서 변화가 찾아올 확률이 높다. 통계학 등 과학 기법을 동원해 야구를 분석하는 ‘세이버메트릭스’ 분야에서 가장 취약했던 게 수비 문제였다. 이 시스템은 타구 특성 하나하나를 직접 기록하기 때문에 진짜 수비가 좋은 선수가 누구인지 가려낼 수 있다. 또 수비 위치를 두고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수비 코치나 감독 역량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
MLBAM은 일단 올해 밀러파크(밀워키), 시티필드(뉴욕 메츠), 타깃필드(미네소타) 등 3곳에 이 시스템을 우선 적용한 뒤 2015시즌 개막전 전까지 30개 모든 구장에 설치를 마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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