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윤석민(28)의 실전 데뷔가 늦어지고 있다. 당초 윤석민은 5일(한국시간) 미국 취업비자를 받기 위해 캐나다로 갈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정이 꼬였다. 늦어도 8일에는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마저 확신할 수 없게 됐다.
단기적으로는 악재다. 메이저리그에서 검증된 바가 없는 윤석민은 시범경기에서 뭐라도 보여줘야 꿈꾸던 선발진에 진입하거나 불펜 보직을 얻어 개막 로스터에 포함될 수 있다. 게다가 볼티모어는 5일 2004·2006시즌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수상자인 좌완투수 요한 산타나(35)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어깨 재활 중인 산타나의 직구 구속이 시속 120km대에 불과하고, 6월 이후에나 실전 등판이 가능하다지만 윤석민으로선 반가울 수 없는 소식이다.
볼티모어는 프리에이전트(FA) 우발도 히메네스를 영입해 기존의 에이스 크리스 틸먼과 선발 원투펀치를 구성했다. 버드 노리스와 미겔 곤살레스가 3∼4선발을 맡는다. 5선발 한 자리를 놓고 천웨이인, 케빈 가우스먼, 잭 브리튼, 산타나 그리고 윤석민이 경쟁한다. 결코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이다.
그러나 이 같은 등판 지연이 중장기적으로는 큰 악재가 아닐 수도 있다. 볼티모어 벅 쇼월터 감독은 언제든 윤석민에게 기회를 줄 생각임을 밝혔다. 시범경기 막판 선발 테스트 가능성도 높다.
설령 보여준 것이 적어서 트리플A에서 시즌을 맞는다고 해도 낙심할 이유는 없다. 트리플A에서 선발로 적응하고, 구위를 끌어올리다보면 볼티모어 선발진의 두께를 고려할 때 언제든 메이저리그로 콜업될 가능성이 있다. 관건은 윤석민이 2011년 한국프로야구 투수 부문 4관왕 당시의 구위를 되찾느냐다. 볼티모어와 3년 계약을 했기에 길게 보고 갈 여유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