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29·왓포드)이 골잡이 부재로 고민하던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논란 속에 합류해 골을 넣으며 "그래도 박주영"이라는 찬사를 이끌어 냈다.
박주영은 6일(한국시간) 그리스 아테네의 카라이스카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그리스 평가전에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 전반 18분 결승골을 넣었다. 한국의 평가전 상대 그리스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의 강호다. 한국(61위)보다 무려 49계단 높은 곳에 있다.
박주영은 전반 18분 손흥민(22·레버쿠젠)이 왼쪽 후방에서 골문 앞으로 길게 찔러준 패스를 상대 수비수 뒤쪽으로 파고들며 왼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해 골 네트를 흔들었다. 박주영은 골잡이에게 요구되는 '원샷원킬'의 진수를 보여줬다. 박주영은 전반전을 마친 뒤 김신욱(26·울산현대)과 교체됐으나 홍명보호에 꼭 필요한 공격수라는 인식을 심어주는데 성공했다.
박주영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골을 터뜨린 것은 846일 만이다.
박주영은 프랑스리그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아스널로 이적했다. 하지만 사실상 '전력외'로 분류돼 벤치만 달궜다. '주급도둑'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박주영은 결국 경기에 나서기 위해 지난 1월 이적시장에서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의 왓포드로 임대 이적했다. "경기에서 뛰지 못 하는 선수는 뽑지 않겠다"는 원칙을 밝힌 홍명보 감독은 반색했다. 하지만 박주영은 이적 후에도 피치가 아닌 벤치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홍 감독은 고심 끝에 원칙을 깨고 13개월 만에 박주영을 발탁해 우려를 샀다. 하지만 박주영은 이날 골로 홍 감독의 신뢰에 보답했다.
이로써 박주영은 김신욱(26·울산현대)·지동원(23·아우크스부르크) 등 후배들과의 주전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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