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좌완투수 유희관(28)은 미국 애리조나∼일본 미야자키로 이어졌던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5일 선수단과 함께 귀국했다.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해 10승(7패)을 거두며 두산 선발진의 한축을 맡았던 그는 이번 캠프 동안 또 한 번의 발전을 위해 많은 땀을 흘렸다.
● “반짝하고 사라지고 싶지 않다”
불과 1년 만에 유희관의 위치는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해 캠프에선 개막전 엔트리 진입을 목표로 삼는 입장이었다면, 올해는 당당히 억대연봉(1억원)을 받는 팀의 주축투수로 성장해 캠프에 입성했다. 지난해 캠프에선 컨디션 조절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생존을 위해 오로지 훈련에만 매달렸다. 많은 공을 던지면서 조금이라도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귀한 몸’이 된 올해는 페넌트레이스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훈련에 매진했다.
위치는 달라졌지만 ‘절실함’은 그대로였다. 유희관은 “내가 팀에서 대우받고 있는 것은 그만큼 나에 대한 기대치도 커졌다는 의미다. 1년 반짝 잘 하고 사라지는 선수가 되고 싶지는 않다. 남들이 말하는 ‘2년차 징크스’도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지난해는 개막 엔트리에 들기 위한 절실함이었다면, 올해는 꾸준히 잘 하는 선수가 되기 위한 절실함으로 훈련에 임했다”고 밝혔다.
● 포크볼 장착, 발전을 위한 변화
올해 캠프에서 성과는 포크볼 장착이다. 유희관은 “지난해 좌타자를 상대로 부진했다. 떨어지는 공이 하나 있으면 좌타자를 상대하기가 좀더 수월해질 것 같아 지난해 시즌 종료 직후부터 포크볼을 던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유희관의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221이었던 반면,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332로 무척 높았다. 유희관은 포크볼을 실전에서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도록 캠프 기간 중 많은 공을 들였고, 연습경기와 청백전에서도 꾸준히 포크볼을 던졌다.
유희관은 “생각보다 빠르게 포크볼을 익혔다. 연습경기에서도 효과가 괜찮았다. 내 커브나 슬라이더가 결정구가 될 만큼의 위력은 아니다. 포크볼이 추가되면서 옵션이 하나 더 늘었다. 확실하게 내 구종으로 만들면 좋은 무기가 될 것 같다”며 포크볼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