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명성 지키느냐 현대캐피탈 명가 재건이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8일 03시 00분


9일 정규리그 우승 놓고 결투
승점 1점 차에 상대전적 동률
레오-아가메즈 자존심도 걸려

정말 제대로 붙는다. 단언컨대 프로배구 출범 10년 동안 가장 밀도 높은 정규리그 경기다. 승자는 모든 것을 얻지만, 패자는 좀처럼 치유하기 힘든 아픔에 시달릴 것이다.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프로배구 역사가 변할 수도 있다. 남자부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2013∼2014 NH 농협 V리그 정규리그 우승자를 가리는 맞대결을 펼친다.

올 시즌 4라운드 중반까지는 현대캐피탈이 삼성화재에 앞서갔다. 그러다 1월 23일 맞대결에서 1-3으로 패하며 삼성화재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그 뒤로 삼성화재가 러시앤캐시에 패하는 등 현대캐피탈이 역전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현대캐피탈도 약체 팀에 발목이 잡히며 순위를 뒤집지 못했다. 현재까지는 삼성화재(승점 62점)가 현대캐피탈(61점)에 간발의 차로 앞서 있다.

우승이 더 간절한 건 현대캐피탈. ‘만년 2인자’ 신세였던 현대캐피탈은 최근 3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하면서 3등 구단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었다. 모기업 내부에서 차라리 배구 팀을 해체하는 게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올해를 명가 부활의 원년으로 삼고 싶은 현대캐피탈에 정규 시즌 우승은 포기할 수 없는 전리품이다.

삼성화재 역시 양보할 마음은 조금도 없다. 지난 시즌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에 5승 1패로 우위를 점했지만 올 시즌은 2승 2패 동률이다. 만약 삼성화재가 이날 패하면 프로 배구 출범 뒤 처음으로 현대캐피탈과 상대 전적에서 뒤지게 된다. 또 삼성화재 외국인 선수 레오(24·쿠바) 역시 현대캐피탈 아가메즈(29·콜롬비아)와 최고 용병 자리를 놓고 다투는 자존심 대결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싶어 한다. 신치용 감독은 “이제는 경기 내용보다 이기는 게 더 중요하다”며 필승 의지를 밝혔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누가 몇 칸 더 앞으로 나갈지는 9일 오후 2시부터 알 수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배구#삼성화재#현대캐피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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