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만 11개. ‘골프여왕’ 박인비(26·KB금융그룹)의 진가가 다시 한번 발휘됐다. 박인비는 시즌 3번째 출전한 유럽여자프로골프(LET) 투어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의 원동력은 컴퓨터 퍼팅이었다. 라이벌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맞대결을 펼친 최종 4라운드에서도 박인비의 퍼팅은 빛을 발했다. 버디 8개를 속아내며 페테르센의 추격을 뿌리치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박인비의 3,4라운드 평균 퍼팅 수는 25.9개에 불과했다.
박인비는 경기 뒤 “승부는 퍼팅에서 결정된다. 지금과 같은 퍼팅감각을 유지하면 올해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퍼팅을 잘하는 비결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타고난 감각이고, 두 번째는 노력이다. 선수들은 둘 중 감각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박인비는 퍼팅에 필요한 감각을 타고 났다. 할머니에게 물려받은 손재주가 퍼팅의 달인으로 만든 비결 중 하나다. 박인비의 아버지 박건규 씨는 “할머니의 손 감각이 매우 좋다. 바느질 솜씨도 좋고 뜨개질도 잘하셔서 집안 식구들의 옷을 만들어 주실 정도였다. 아무래도 인비가 할머니의 그런 손재주를 물려받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인비의 퍼팅은 다르다. 동료선수들도 그의 퍼팅 방법을 배우고 싶어한다. 그러나 기술이 아닌 감각적인 요소가 뛰어나기에 흉내 낼 수도 없다. 여왕의 퍼팅은 무엇이 다를까.
● 헤드를 낮게 움직여
퍼팅하는 동안 헤드가 지면으로부터 최대한 낮게 이동할 수 있도록 유지하는 게 포인트다. 거의 지면을 스치고 지나갈 정도로 낮게 유지한다. 공이 더 확실하게 굴러가게 되고 그린의 경사에 따라 공이 잘 굴러가는 효과가 있다.
● 거리는 감각적으로
타고난 손재주와 뛰어난 감각은 거리를 조절하는 탁월한 능력으로 이어졌다. 거리를 계산할 때 발걸음으로 계산하지도 않는다. 오로지 눈으로 확인하고 감각에 의해서 퍼팅을 한다. 중요한 또 한 가지의 포인트는 그립을 쥘 때 힘의 세기다. 절대로 강하게 잡지 않는다. 10을 최대의 힘이라고 할 때 약 5정도의 힘으로 그립을 잡는다. 그래야 손의 감각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 자신만의 확실한 스트로크
박인비의 퍼팅 스트로크는 인사이드에서 아웃사이드로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유는 단 하나. 공의 직진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 스윙궤도를 유지하기 위해 퍼터는 헤드가 큰 말렛형을 고집한다. 헤드가 크기 때문에 백스윙 때 인사이드로 빼는 동작이 쉽다.
문체부, 박인비에 체육훈장 맹호장 수여
한편 박인비(26·KB금융그룹)는 체육훈장 맹호장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11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훈장 전수식에서 박인비에게 맹호장을 수여했다. 골프선수로는 최경주(2007년)와 박세리(2010년 이상 청룡장), 양용은, 김미현, 박지은, 고 구옥희(이상 맹호장)가 훈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