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간판스타 조성민은 경기 시작 후 38분 가까이 전자랜드의 압박 수비에 막혀 3점슛을 한 개도 넣지 못했다. 하지만 조성민의 진가는 위기에서 빛을 발했다. 줄곧 앞서 나가던 KT가 전자랜드 리카르도 포웰의 연속 득점에 휘청거리며 63-67까지 뒤졌던 경기 종료 2분 33초 전이었다. 조성민은 기어이 3점슛을 터뜨렸다. 해결사의 부활에 가라앉던 KT의 분위기도 되살아났다. 이번에는 연습생 출신 김우람이었다.
김우람은 1점 뒤진 종료 1분 58초 전 동료들의 연속 패스 뒤에 3점슛 라인 밖 왼쪽 코너에서 필사적으로 공을 던졌다. KT 코칭스태프조차 실패할 줄 알았을 만큼 낮게 날아간 공은 림에 꽂혔다. KT가 다시 2점차 리드를 잡은 순간이었다. KT는 경기 막판 무서운 집중력으로 3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연속해 잡아낸 끝에 기어이 승리를 결정지었다.
12일 인천에서 열린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KT는 전자랜드를 69-67로 꺾고 적지에서 소중한 첫 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까지 역대 34차례의 6강 플레이오프(PO)에서 1차전 승리팀이 4강 PO에 진출한 확률은 94.1%에 이른다. KT가 6강 PO를 통과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졌다.
2차전은 14일 같은 장소에서 계속된다.
KT 후안 파틸로는 22분 24초만 뛰고도 전반에만 14점을 넣은 것을 포함해 23점을 터뜨렸다. 조성민은 14점을 보탰다. 김우람과 전태풍은 나란히 10점씩을 올렸다. 당초 두 팀은 높이가 비슷해 대등한 골밑 대결이 예상됐다. 하지만 KT는 전자랜드보다 8개나 많은 34개의 리바운드를 낚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전창진 KT 감독은 “리바운드에서 이기면 경기에 이긴다고 강조했다. 우리 선수들이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특히 김우람의 수비를 칭찬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1개를 넣든 10개를 넣든 조성민은 역시 슈터였다. 내일은 리바운드 훈련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아쉬워했다. 전자랜드에서는 13일 미국에서 부인의 출산을 앞둔 포웰이 4쿼터에만 팀이 기록한 11점을 홀로 터뜨린 것을 비롯해 32점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주장 포웰은 2점 뒤진 경기 종료 9초 전 마지막 공격에 나서 골밑 돌파에 이은 레이업슛을 시도했으나 KT 아이라 클라크의 블록슛에 막힌 뒤 고개를 숙였다. 왼손잡이 포웰이 선호하는 공격 동선을 간파하고 미리 차단한 KT의 효과적인 수비 때문이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