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였던 천민기(피미르) 씨가 승부조작에 연루됐다는 글을 남기고 투신해 한국e스포츠협회가 진상규명에 나섰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전 프로게이머가 감독 위협으로 승부 조작에 가담했던 사실을 폭로한 뒤, 투신자살을 시도한 사태와 관련해 대책팀을 만들고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고 13일 밝혔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AHQ코리아팀 소속이었던 천 씨는 13일 오전 6시께 한 커뮤니티에 “감독의 거짓말에 속아 고의적으로 컨트롤을 하지 않는 등 일부러 경기에서 진 적이 있다”며 “팀이 만들어진 것부터 비리가 있었으며, 감독은 불법 베팅으로 돈을 벌려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5분 안에 떠난다’는 등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남긴 뒤, 부산의 한 건물 12층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했다. 천 씨는 온 몸에 타박상과 골절상을 입었으며,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현재까지 확인된 내용을 토대로 이번 사건을 ‘감독에 의한 선수 약취 및 공갈 사기 사건’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다 면밀한 진상 조사 뒤 경찰 등 수사기관에 수사의뢰 및 고발을 하는 등 강력히 대처해 나갈 예정이다. 종목사인 라이엇게임즈와 게임전문 방송채널 온게임넷 등도 협회와 함께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한편 경찰은 승부조작 외에도 복합적인 이유로 투신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