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된 리카르도 포웰이 전자랜드의 승리를 이끌었다. 전자랜드는 14일 인천에서 열린 2013∼2014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에서 KT를 79-62로 꺾었다. 지난 1차전에서 67-69로 아쉽게 패했던 전자랜드는 주장 포웰(26득점)의 맹활약에 힘입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포웰은 각오가 남달랐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미국에 있는 아내 티아 씨가 첫딸을 낳았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된 뒤 맞이하는 첫 경기였다. 전자랜드는 경기 전 포웰에게 특별한 선물을 마련했다. 전광판에 아내가 미국에서 보내온 영상 메시지가 흘러나오자 포웰은 눈시울을 붉혔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대부분의 외국인선수는 아내가 출산할 때 곁에 있으려고 한다. 그런 내색 없이 포웰이 경기에 집중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포웰은 1쿼터에만 3점슛 2개를 적중시키며 12점을 넣었다. 전자랜드는 포웰의 체력 안배를 위해 2쿼터에 그를 쉬게 했지만 찰스 로드(19득점)가 포웰의 공백을 메우면서 전반을 39-32로 앞선 채 마칠 수 있었다.
포웰은 집중력을 십분 발휘했다. 1차전에서 50%(8개 중 4개)에 그쳤던 자유투 성공률이 80%(10개 중 8개)로 높아졌다. 순조롭게 점수 차를 벌린 전자랜드는 4쿼터 한때 25점 차까지 KT를 따돌렸다. 포웰은 갓 태어난 딸에게 무엇보다 값진 승리를 선물했다.
포웰은 “아내가 전혀 말해주지 않아서 영상 메시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가족은 언제나 힘이 된다. 한 명이 더 늘어서 더욱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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