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한 괴물 “2년차 슬럼프가 뭐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4일 03시 00분


류현진, 애리조나전 완벽투

괴물이 무서운 것은 진화하기 때문이다. 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의 ‘더 몬스터’ 류현진(27)도 예외가 아니다. 류현진이 올 시즌 첫 선발등판에서 완벽한 피칭으로 2년 차 징크스에 대한 자신의 호언장담을 입증했다. 류현진은 최근 미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도 물론 2년 차 슬럼프가 있다. 그러나 나는 한국에서 2년 차 슬럼프를 겪지 않았다. 따라서 2년 차 슬럼프를 피하기 위해 어떤 것을 바꾸거나 다르게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전에 해왔던 것처럼 준비하면 슬럼프는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23일 호주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와의 개막 2차전에서 5이닝 동안 2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6-0으로 앞선 6회말 마운드를 크리스 위드로에게 넘긴 류현진은 이날 87개의 공을 던져 이중 55개를 스트라이크로 잡았다. 최고 구속은 146km(91마일)였고, 느린 커브는 110km(69마일)로 측정됐다. 다저스는 7-5로 승리해 전날 개막전 3-1 승리에 이어 2연승을 달렸다.

○ 사라진 아킬레스건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 연착륙에 성공한 류현진에게 지난해 아쉬웠던 점이라면 상대적으로 많았던 경기 초반 실점과 낮 경기 실점이었다. 지난해 류현진의 1회 평균자책점과 낮 경기 평균자책점은 각각 5.10과 4.02로 시즌 전체 평균자책점 3.00보다 크게 높았다.

그러나 이날은 1회 ‘천적’ 폴 골드슈밋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4번 타자 마틴 프라도를 삼진으로 잡으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또 지난해에는 25구까지 던지는 동안 피안타율이 0.331로 높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25구까지 8타자를 상대하며 2안타만 허용해 피안타율도 0.250으로 크게 낮췄다. 더욱이 이날 상대한 애리조나가 지난해 류현진에게 강했기 때문에 류현진의 달라진 모습은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류현진은 지난해 애리조나전에 5차례 선발로 나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4.65를 기록했다.

○ 남은 2%

류현진이 경기를 지배한 것은 사실이지만 더 바랄 것 없이 완벽했던 것은 아니었다. 애리조나의 ‘천적’ 골드슈밋을 완벽하게 제압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류현진은 지난해 골드슈밋에게 14타수 7안타 5타점을 허용했다. 골드슈밋은 이날도 1회 류현진에게 첫 안타를 빼앗아 낸 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기록상으로는 2루수 실책이지만 배트에 정확하게 맞힌 직선 타구로 1루에 나갔다.

류현진은 이날 5회말 투구 중 오른 발목을 약간 접질린 뒤 6회 교체됐다. 특히 5회말을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절뚝거려 부상이 우려됐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경기 뒤 “3회초 3루 베이스를 돌고 멈출 때 발톱이 꺾여 발가락에 통증을 느꼈다.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지난해에도 투구 중 날아오는 타구를 발로 막다 가벼운 부상을 당해 등판을 건너뛴 적이 있다. 몸무게를 7kg 정도 줄이며 의욕적으로 시작한 올 시즌 류현진에게 가장 큰 적은 부상이다.

이현두 기자 ruchi@donga.com
#류현진#애리조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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