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6주년 특집] 김광현 “해외 진출한 형들 부러워…나도 ML서 뛰어보고 싶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3월 25일 06시 40분


‘비룡의 에이스’ 김광현은 2014년 페넌트레이스 개막을 앞두고 데뷔 이후 최고의 몸 상태를 보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해외 진출 자격을 얻게 돼 어느 때보다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SK 김광현이 20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시범경기에 앞서 올 시즌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문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비룡의 에이스’ 김광현은 2014년 페넌트레이스 개막을 앞두고 데뷔 이후 최고의 몸 상태를 보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해외 진출 자격을 얻게 돼 어느 때보다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SK 김광현이 20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시범경기에 앞서 올 시즌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문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 SK 김광현의 2014 시즌 포부

스포츠동아가 창간한 2008년,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별은 당시 약관의 나이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김광현(26·SK)이었다. 그는 프로 2년차였던 2008년 16승4패, 방어율 2.39를 기록하며 한국프로야구 대표투수로 우뚝 섰다. 2010년까지 3년간 총 45승을 거둔 그는 어깨 부상으로 2011∼2012년 힘겨운 시기를 보낸 뒤 지난해 다시 10승(9패·방어율 4.47) 고지에 오르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그리고 2014년 프로 데뷔 후 최고의 몸 상태로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스포츠동아는 창간 6주년을 맞아 2008년 최고의 별이었던 김광현에게서 새 시즌을 앞둔 포부와 다짐을 들었다.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건 김성근 감독님 덕
위압적 투구폼 장점…단점은 제구력·감정조절

올해 선발 지키면서 많은 이닝 던지는 게 목표
왼손타자에 약해…삼성 최형우 껄끄러운 타자

올해 인천아시안게임 불러주면 최선 다할 것
내 최고의 시즌 때 창간한 스포츠동아에 애정


-시즌 개막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몸 상태나 컨디션은 어떤지 궁금하다.

“지난 마무리캠프부터 올해 스프링캠프, 시범경기까지 부상 없이 계속 운동을 해왔다. 올 시즌 최고의 몸 상태로 개막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

-2008년 MVP를 차지하며 활짝 꽃을 피웠다. 2008년이 자신에게 갖는 의미는?

“지금의 나를 있게 한 해라고 생각한다. 최고의 성적을 거뒀고, 큰 상도 받았다. 2008년이 있어 지금도 마운드에 설 수 있는 게 아닐까. 지금 내 목표도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그 때의 기억을 되살리는 것이다. 영광의 자리에 다시 서고 싶다.”

-2011년부터 2년간 어깨 부상으로 부진에 빠졌다. 한동안 ‘평범한 투수로 전락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정말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애썼다. 어깨가 다 나았을 때 보여주면 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평범한 투수로 전락했다는 말에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실내에서 벽만 보고 보강운동을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재활을 안 해본 사람은 모른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일부러 야구장 밖에선 야구 생각을 멀리하기도 했다.”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과의 인연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김 감독은 김광현에게 유독 엄격했다는 평가가 많다. 김광현에게 김성근 감독이란?

“(2007년에) 프로에 갓 들어온 신인을 믿고 기회를 주신 것만으로도 내게는 큰 은인이다. 내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다 감독님 덕분이다. 감독님과 한국시리즈 우승 등 좋은 기억을 많이 갖고 있다. 정말 감사드린다. 내가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은 절반 이상이 감독님 덕분이다. 나중에라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 힘이 되고 싶고, 진 빚을 갚고 싶다.”

-지난해 류현진(LA 다저스), 올해 윤석민(볼티모어)과 오승환(한신)이 해외무대로 자리를 옮겼다. 전문가들은 ‘2014년 한국 대표투수’ 타이틀은 김광현의 차지가 될 것이라고 한다.

“감사할 뿐이다. 나 말고도 이재학(NC) 등 각 구단에 좋은 투수들이 많다. 올 시즌 내 몸 상태가 가장 좋아, 나도 스스로에게 기대를 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한때 류현진과 라이벌로 불렸다. 1년 선배인 류현진을 평가한다면?

“현진이 형은 모든 면에서 봤을 때 미국에 가서도 잘 할 것 같았다. 어디를 가든 기죽지 않고 자신의 볼을 던지고, 평상시에도 거침이 없는 성격이다. 배우고 싶은 점이다. 마운드에서도 잘 되건, 안 되건 표정에 변화가 없다. 나는 잘 할 때와 못 할 때 기복도 크고 얼굴에도 나타난다. 현진이 형은 완벽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투수 김광현’의 가장 큰 단점과 장점을 스스로 꼽는다면?

“내 장점을 꼽는 게 가장 어렵다고 했는데…, 굳이 꼽는다면 타자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는 와일드한 투구폼이 아닐까. 단점이라면 제구력이다. 와일드한 폼을 갖고 있어서인지 제구가 문제다. 가다듬어야 할 점이다. 또 안타 하나, 홈런 하나 맞고 아쉬워하고, 감정조절이 잘 안 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인간 김광현’에 대해 궁금해하는 팬들이 많다.

“야구에 인생이 담겨있다는 말이 있듯, 야구를 통해 보이는 모습 그대로다. 평상시에도 성격이 워낙 급하다. 하고 싶은 일이면 어떤 일이든 해야 직성이 풀리고, 좋은 날은 하루 종일 좋은데, 나쁜 날은 하루 종일 나쁘다. 기복이 심한 편이다.”

-프로에 와서 상대해본 타자 중 껄끄러운 타자가 있다면?

“옛날에는 많았다. 최준석(롯데) 선배가 내 볼을 특히 잘 쳤는데, 요즘 들어 주춤하는 것 같다(웃음). 은퇴한 강동우(현 두산 코치) 선배도 상대하기 어려웠다. 요즘 들어선 (최)형우(삼성) 형이 잘 친다. 내가 왼손투수인데, 왼손타자에게 약하다. 좀더 연구하고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집중하면 3만 관중이 고함을 쳐도 소리가 안 들리고 포수 미트만 보일 때가 있다. 항상 똑같은 집중력을 보일 수 없는 게 문제다. 계속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면서 투구마다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올해 SK 연고지인 인천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태극마크를 달고 싶은 욕심은?

“2010년 개인 최다승을 거두고도 광저우아시안게임에 가지 못했고,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도 가지 못했다. 나가고 싶었지만 어깨가 좋지 않아, 가면 민폐가 될 것 같아 가지 못했다.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난 베이징올림픽(2008년)에서 금메달도 따고 병역 혜택도 받았다. 팬들과 국가에 큰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할 일이 있다면 당연히 가서 던지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이 한국이 아니라, 한국이 제일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올해 풀타임을 치르고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다면 해외 진출 자격(7년)을 얻는다.

“(미국과 일본에) 가 있는 형들을 생각하면 부럽기도 하다. 기회가 닿으면 무조건 나가고 싶다. 내 꿈이다. 개인적으로 일본보다는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보고 싶다. 그게 올해가 될지, 내년이 될지 모르기 때문에 섣부르게 행동하고 싶진 않을 뿐이다.”

-이제 2014시즌이 시작된다. 개인적 목표가 있다면?

“지난해 133이닝을 던졌다(개인 최다는 2010년 193.2이닝). 승수보다도 더 많은 이닝을 던지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닝을 많이 던지면 자연스럽게 승리가 많아진다. 한계투구수가 정해져있어 이닝이 늘어나면 당연히 볼넷 개수도 줄어든다. 이닝은 많은 의미를 지닌다. 또 하나 선발투수로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것이다. 선발투수가 로테이션을 거르면 팀의 전체적인 투수 운용이 힘들어진다. 메이저리그나 일본의 경우, 비가 와서 취소되는 경우가 드물다. 큰 꿈을 위해 준비한다는 차원에서도 로테이션은 꼭 지키고 싶다.”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

“이승엽 선배가 ‘국민타자’, 박진만 선배가 ‘국민유격수’로 불리듯이, ‘국민투수’, ‘국민 좌완투수’라고 불릴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야구팬들이 투수 하면 김광현을 꼽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주변에서 어떻게 볼지 모르지만, 내 마음속의 간절한 바람이다.”

-스포츠동아 독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내가 최고의 한해를 보냈을 때 창간한 스포츠동아라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그해 우승하고 스포츠동아 사무실에 인사차 갔던 기억도 난다. 팬 여러분께서도 스포츠동아를 많이 사랑해주시고, 많이 구독해주셨으면 좋겠다. 좋은 기사를 써주셔서 스포츠동아에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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