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퍼슨에 마크맨 두명 붙여 득점 저지 모비스 문태영·벤슨 39점…승부 원점 LG 김종규, 찬스서 번번이 미들슛 불발
역대 남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7전4승제·이하 챔프전)에서 4차전을 잡아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만든 팀의 우승 확률은 100%였다. 5일 벌어진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프전 3차전에서 승리해 2승1패로 앞선 정규리그 1위 창원 LG는 우승 확률을 높이기 위해, 반대로 3차전을 내준 정규리그 2위 울산 모비스는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기 위해 6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4차전에 총력전으로 나섰다.
3차전 4쿼터 종료 직전 어렵게 73-73 동점을 만들고도 LG 에이스 데이본 제퍼슨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73-76으로 무너진 모비스는 4차전에서 새로운 수비전술을 가동했다. 1차전부터 3차전까지 제퍼슨에 대한 수비를 용병 로드 벤슨에게 맡겼던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다른 방법을 꺼내들었다. 국내선수에게 제퍼슨 수비를 담당하게 하고, 골밑으로 치고 들어오면 벤슨이 도움수비를 펼치게 했다. 벤슨은 자신의 마크맨보다 제퍼슨을 수비하는 데 더 치중했다. 벤슨이 막아야 하는 LG 김종규 등 파워포워드들에게 많은 득점을 내줄 수도 있어 위험부담이 큰 작전이었다.
유 감독의 전략적 선택은 적중했다. 제퍼슨은 2명의 마크맨 때문에 공격을 펼치기 쉽지 않았다. 그 대신 많은 득점 찬스를 맞은 김종규는 1쿼터에 3개의 슛을 시도해 단 1개만 성공시켰다. 김종규가 미들라인에서 던진 슛은 번번이 림을 튕겨 나왔다. 김종규가 공격에서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못하자 LG도 경기를 풀어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 전술이 효과를 발휘한 덕에 모비스는 전반을 44-31, 13점차로 앞선 채 마쳤다. 모비스는 3∼4쿼터에도 점수차를 유지해 결국 71-60으로 LG를 꺾고 시리즈 전적 2승2패로 균형을 맞췄다. 문태영(20점·6리바운드)과 벤슨(19점·10리바운드)이 모비스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3차전까지 매 경기 20점 이상을 넣은 제퍼슨은 집중견제로 15점(12리바운드)에 그쳤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양쪽 벤치는 판정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경기의 중요성 때문에 초반부터 거친 몸싸움이 자주 벌어졌다. 그러나 심판진이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했고, 애매한 판정도 여러 차례 나왔다. 선수들마저 흥분하면서 경기가 과열됐다. LG 김진 감독은 경기 후 판정에 대한 질문에 “경기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 흥분해서 죄송하다”고 짧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