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YU 걱정 안하는 다저스, 혹사는 말아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7일 03시 00분


SF전 2이닝 8실점 최악투구에도 매팅리 “그럴 수도… 몸상태 좋다”
6경기 3번 나온 무리한 등판 문제… 부상 베킷 복귀해야 충분한 휴식

LA 다저스 류현진(27·사진)은 5일 홈 개막전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이래 최악의 피칭을 했다. 류현진은 개인 한 경기 최다인 8실점(6자책), 최소인 2이닝 투구 등의 불명예 기록을 떠안았다. 다저스가 4-8로 져 류현진은 올 시즌 처음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1승 1패를 기록한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이 0에서 3.86으로 치솟았다.

그러나 주변에서 우려하는 기색은 없다. 지역 언론도 그렇고 코칭스태프도 그렇다.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는 분위기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6일 류현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 몸 상태는 좋다”고 말했다. 류현진도 이날 외야에서 밝은 표정으로 동료들과 훈련에 임했다.

류현진의 사정이 폴 머홀름과 다르기 때문이다. 머홀름은 이날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와 3분의 1이닝 동안 7안타 5실점으로 난타당하며 2-7 패배의 원흉이 됐다. 머홀름의 부진에는 우려의 시선이 따른다. 기대에 못 미치는 1년 계약 보험용 선발투수로서의 전형적인 투구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인 150만 달러(약 15억8000만 원)를 받는 머홀름은 크게 비난을 받지도 않는다.

류현진에게 필요한 건 휴식이다. 홈 개막전이 열리기 전 다저스 출입기자들은 류현진의 혹사 문제를 거론했다. 여기서 ‘혹사’는 과다 이닝, 짧은 휴식이 아니다. 다저스의 초반 6경기에서 류현진을 세 차례나 선발 등판시킨 ‘단기 집중투입’을 문제 삼았다. 다저스 투수들은 호주 개막전 시리즈로 시범경기에서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규시즌을 맞아 부상 위험에 노출돼 있다. 지난해보다 10일 앞서 정규시즌에 등판한 류현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플레이오프를 포함해 역대 최다 이닝(259)을 던진 클레이턴 커쇼의 부상도 예년보다 빠르게 정규시즌에 등판한 결과라는 게 코칭스태프의 주장이다. 릭 허니컷 다저스 투수코치는 “세상에 이런 일정이 어디 있느냐”며 메이저리그에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포수 A J 엘리스도 “투수들이 시범경기를 통해 팔 강화를 하지 못하고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초반에 매우 고전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매팅리 감독은 이날 “커쇼가 걱정되는 것처럼 류현진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다음 등판에서 휴식일을 더 줄 생각이다”고 말했다. 류현진이 휴식일을 가지려면 부상자명단(DL)에 올라 있는 조시 베킷이 복귀해야 한다. 베킷은 전날 랜초쿠카몽가 싱글A에서 재활 경기를 하다가 손가락을 다쳤다.

류현진은 “감독이 (경기에) 나가라면 나가는 거다”면서도 “투수는 휴식을 취하면 좋다”며 휴식을 반기는 자세였다. 류현진은 5일 투구수가 69개에 그쳤지만 베킷의 복귀 여부에 따라 하루 이틀 정도 더 쉬고 등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일정상 11일이 이동일을 겸한 휴식일이어서 12일 애리조나 방문 경기 등판이 유력하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symoontexas@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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