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30일, 국내 최대 규모의 롱보드 축제인 ‘서니 선데이 시티 크루징’이 부산에서 열렸다. 2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는 서울, 광주, 대전 등 전국 각지의 동호인들이 참석해 우리나라에 불고 있는 롱보드 열풍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게 했다.
“출근하면서, 집에서 지하철로 이동할 때 타요.”
바리스타 송민호(24)씨는 롱보드를 탄 지 5개월째인 초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서울시 노원구에 위치한 녹천교에서 주로 탄다는 그는 출퇴근할 때 이동시간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롱보드를 이용한다고 했다. 울퉁불퉁한 길에서도 제 속도를 유지하며 달릴 수 있어 도시에서의 라이딩도 가능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스케이트보드 행사장과는 달리 롱보드 행사장에서는 여성 보더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김혜빈(22)씨는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부산지역 롱보드 동호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보드경력 한 달을 막 채운 초보 동호인이지만 발을 움직이는 모습은 사뭇 진지했다.
패션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여성들도 롱보드를 많이 찾는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스태프 중 한 명인 디자이너 전지선 씨가 대표적인 사례다. 전 씨는 전국의 롱보드 집단을 하나의 커뮤니티로 모은 롱로드의 라이더이자 뉴발란스 코리아의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롱보드의 매력은 무엇일까. 한 줄로 답변해 달라는 질문에 한 동호인은 이렇게 말했다. “삶에서 미친 듯이 달리다보면, 도착점은 있잖아요? 결승점 말고 도착점. 누가 먼저고 말고 할 것 없이 즐거운 그 곳에 결국엔 다다르는 것. 그게 롱보드예요.”
롱보드란?
스케이트보드보다 크기가 큰 롱보드는 시속 15∼30km로 이동 가능한 스포츠기구다. 30인치 이상의 ‘탈것’인 만큼 무게가 나간다. 기존의 스케이트보드와 같은 날렵한 움직임이 나오지는 않지만 속도만으로도 스릴을 즐기기에 충분한 스포츠다. 요즘은 패션 소재로도 활용되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