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성 체육회 위원장, 진로 교육 필요성 강조 “과감한 투자·장기 플랜으로 미래 구상 도움줘야”
한국선수 최초로 6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했던 ‘스피드스케이팅의 전설’ 이규혁(36)이 7일 은퇴했다. 화려한 선수시절을 보낸 이규혁은 앞으로 지도자로서 또 다른 활약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규혁은 그런 측면에서 ‘행복한 국가대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로 뛰었던 대부분의 선수들은 현역에서 은퇴하면 마땅한 일자리 하나 얻기 힘든 것이 대한민국 체육계의 엄연한 현실이다.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하는 선수도 많다.
대한체육회 산하 체육발전위원회에서 선수육성체계개선을 연구하는 제3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태성 교수(한양대 사회교육원장·21세기 스포츠포럼 상임대표·사진)는 8일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교육 체계나 은퇴 후 진로 등에 도움을 주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 이제 그런 것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하는 태동기 수준”이라고 현실을 진단한 뒤 “과감한 투자와 장기 플랜에 따라 국가에 공헌한 선수들만이라도 미래 생계에 대한 고민을 덜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인재육성재단 등에서 개별적으로 우수선수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국가대표선수들이 피부로 느낄 정도의 도움은 못되고 있다. 임 교수는 “유럽의 한 나라는 우수선수에 대한 데이터를 국가가 관리해 교육도 하고, 평가도 한다. 은퇴 후 이들 자원을 시설관리나 체육행정 등의 인력으로 흡수하기도 한다”며 “이는 하나의 바람직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모든 선수들에게 혜택을 줄 수는 없으니, 국가에 대한 공헌도가 있는 선수들만이라도 우선 체계적으로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선수들이 은퇴 후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학습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우리 학교체육은 여전히 모자란 점이 많다”며 “중·고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주말리그제의 정착과 함께 대학에서도 선수들의 학습권을 권장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