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라면 누구나 동경한다는 ‘꿈의 무대’ 마스터스가 막을 올린다. 명인의 열전으로 불리는 시즌 첫 메이저 골프대회는 10일 밤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7445야드)에서 나흘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다른 3개 메이저 골프대회는 코스가 해마다 바뀌는 반면 마스터스는 1934년부터 한 장소만을 굳게 지키고 있다. 상업화를 배격하며 광고판 하나 세우지 않는 대회 주최 측의 깐깐한 자존심도 오랜 세월 변함이 없다. 까다로운 관문을 통과한 97명의 출전 선수들은 저마다 챔피언만이 입을 수 있는 ‘그린재킷’을 노리고 있다. 한국 선수로는 최경주(44), 양용은(42), 배상문(28)과 함께 아마추어 국가대표 이창우(21)가 도전장을 던졌다. 이창우는 지난해 10월 열린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 트로피를 안으며 초청장을 받았다. 최경주는 스물세 살 차이를 뛰어넘어 이창우와 함께 연습 라운드를 하며 코스 공략 노하우를 전수했다. 재미교포 존 허도 가세한다. 지난해까지 19년 연속 개근하던 타이거 우즈(미국)는 허리 디스크 수술로 불참한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애덤 스콧(호주)을 비롯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필 미켈슨(미국) 등이 우승 후보로 꼽히지만 어떤 이변이 일어날지 섣부른 예상은 금물이다. 화려한 봄꽃이 코스 구석구석을 수놓는 가운데 빠르기로 소문난 유리알 그린, 하도 어려워 ‘아멘’ 소리가 절로 나온다는 아멘 코너(11∼13번홀)에서는 올해도 환호와 탄식이 교차할 것이다. 8일 현지에는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져 연습 라운드가 중단되기도 했다. 변덕스러운 하늘은 누구를 최후의 승자로 점지할 것인가. 결전을 향한 마지막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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