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도 베테랑도 없는 포항, 이명주가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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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3골 5도움 공격포인트 1위… 팀 전력약화에도 선두권 이끌어
챔스 포함 전경기 출전 강철체력

외국인 선수 없는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포항의 돌풍이 거세다.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 우승팀 포항은 올해 현저히 전력이 약화될 것으로 점쳐졌으나 9일 경남을 3-0으로 꺾고 4승 1무 2패(승점 13)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울산과 승점은 같지만 골 득실차(울산 +6, 포항 +5)에 밀렸다.

시즌 전만 해도 포항의 선전을 예상한 전문가는 드물었다. 외국인 선수의 부재에 황진성, 노병준 등 베테랑 선수들과의 재계약에도 실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항은 최근 5경기 무패 행진(4승 1무) 속에 K리그 클래식에서의 선전은 물론이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E조 선두를 달리며 16강 진출이 유력하다.

이 같은 포항 돌풍의 중심에는 프로 3년 차 이명주(24·사진)가 있다. 이명주는 10일 현재 공격 포인트 부문 1위다. 3골에 도움 5개다. 스스로 경기의 매듭을 짓는 것은 물론이고 동료들의 득점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포항의 공격은 이명주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올 시즌 포항의 모든 경기에 출전하며 강철 체력을 뽐내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4경기, K리그 7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체력적으로 힘들 법도 하지만 그는 “전혀 힘들지 않다. 오히려 점점 더 좋아질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올 시즌 그는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변신했다. 팀을 떠난 황진성의 빈자리는 그의 몫이 됐다. 그는 시즌 전 구단 관계자에게 황진성이 뛴 경기의 영상을 편집해 달라고 했다. 훈련 뒤 쉬는 시간마다 황진성의 경기 영상을 보며 연구했다. 그는 “낯선 포지션이지만 준비를 철저히 한다면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다. 지난 시즌과 달리 팀 내에서 선배보다 후배가 많아지면서 책임감도 더 많아졌다”고 밝혔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승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그는 “대표팀에 내가 꼭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번에 승선하지 못하더라도 또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 월드컵이라는 꿈을 포기하기에는 젊다”라며 웃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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