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1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전에서 10회말 터진 외국인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4-1로 이겼다. 단 한 방의 홈런으로 경기가 마무리됐지만 이날 무엇보다 돋보인 건 양 팀 선발투수들의 빼어난 호투였다. 롯데 김사율(34)과 LG 코리 리오단(28)의 팽팽한 대결로 양 팀은 7회까지 득점 없이 맞섰다.
특히 김사율의 투구가 눈부셨다. 김사율은 팀의 5선발 책임을 안고 이날 선발등판했다. 롯데는 앞선 2경기에서 타선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1무1패에 그쳤다. 3연전 동률을 위해서도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경기. 김사율은 본인을 위해서도 인상을 남길 만한 역투가 필요했다.
롯데는 일찌감치 선발진 구성을 마쳤다. 장원준~송승준~유먼~옥스프링으로 이어지는 4선발은 건실했다.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김사율과 배장호 등이 시즌 개막 전까지 경쟁했다. 김사율이 먼저 팀의 5선발로 낙점 받았다. 경험과 관록에서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임시직’이었다. 언제든지 부진한 투구가 이어진다면 배장호 등이 그의 자리를 꿰찰 수 있었다.
김사율은 2012년까지 팀의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다. 34세이브를 올리면서 세이브 부문 3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 중반 선발로 보직을 변경했다. 8경기에서 1승4패 방어율 4.66으로 가능성을 알렸지만 풀타임 선발을 보장할 만한 성적은 아니었다. 김사율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구슬땀을 흘렸다. 전환점으로 여기고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을 하기로 마음을 굵게 먹었다.
김사율은 이날 시즌 첫 선발등판에서 6이닝 동안 4안타 무실점 호투했다. 최근 불붙은 LG 타선을 원천봉쇄했다. 특히 4회까지 삼진 5개를 곁들이며 안타를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5회 2사 후 이병규(9번)에게 첫 안타를 맞을 때까지 노히트노런 행진을 하는 완벽한 모습이었다. 김사율은 7회 첫 타자 조쉬 벨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투구수 76개에 그칠 정도로 효율적인 투구를 했다. 던질 힘은 충분했다. 하지만 1회 시속 144km를 찍었던 직구가 6회와 7회 140km를 밑돌면서 롯데 벤치는 교체 시점을 저울질했다. 팬들은 이날 호투한 김사율에게 아낌없이 박수갈채를 보냈다. 김사율은 “LG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올 걸 알고 공격적인 피칭을 했던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사율하면 변화구를 떠올리는데 이번 시즌 준비하면서 몸쪽 승부와 직구를 많이 던지려고 한다. 캠프 동안 많은 준비를 했고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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