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지간 펑펑… 우렁찬 ‘벨’ 소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2일 03시 00분


대포 5방… 홈런-장타율 부문 1위
스위치히터로 연일 불방망이 과시
KIA 필 외국인타자중 유일한 4할대
득점권타율도 나바로와 함께 5할

LG 조시 벨(28)이 ‘골든벨’을 울리고 있다.

처음 LG가 벨을 영입한다고 했을 때 팬들은 우려 섞인 시선을 보냈다. 당초 팬들은 오른손 거포를 기대했다. 그런데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 0.194, 4홈런에 불과한 스위치히터 벨을 데려왔으니 볼멘소리가 나왔다. 김기태 LG 감독은 “이름값은 떨어질지 몰라도 절실함을 가진 선수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벨은 9개 구단 외국인 타자 가운데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벨은 10일 롯데와의 방문경기에서 0-1로 뒤진 9회초 선두 타자로 나와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까지 8경기에 나선 벨은 5번째 홈런을 쏘아 올려 홈런 단독 선두가 됐다. 10일 현재 그는 홈런을 비롯해 장타율 1위(0.813), 득점 3위(9점), 타점 공동 5위(8점)에 올라 있다.

벨은 9개 구단 외국인 타자들과 비교해도 타점과 득점, OPS(출루율+장타력), 홈런에서 단연 1위다. 그는 메이저리그 통산 100홈런 타자인 SK 루크 스캇(135홈런)과 두산 호르헤 칸투(104홈런)보다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스캇은 4홈런, 칸투는 3홈런을 기록하며 벨의 뒤를 쫓고 있다.

벨의 홈런에 주목할 만한 점은 두 가지다. 첫째는 LG의 안방이 가장 규모가 큰 잠실구장이라는 것이다. 벨이 기록한 홈런 5개 가운데 4개가 잠실구장에서 나왔다. 잠실이 아닌 타 구장 방문 경기에서 홈런을 더 기대할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그가 좌우를 가리지 않는 스위치히터라는 점이다. 실제로 그는 1일 잠실에서 열린 SK전에서 좌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3회말 레이예스를 상대로 우타석에서, 9회 백인식을 상대로는 좌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렸다. 역대 프로야구 통산 다섯 번째 한 경기 좌우타석 홈런이었다.

가장 순도 높은 방망이를 자랑하는 선수는 KIA 브렛 필이다. 그는 타율 0.412로 외국인 타자 9명 가운데 유일하게 4할을 넘었다. 현재 9개 구단 전체 타자 중에 4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타자는 5명뿐이다. 필은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와 함께 득점권 타율 0.500(공동 5위)을 기록하며 해결사 역할도 톡톡히 해주고 있다.

한편 부상으로 가장 늦게 데뷔전을 치른 롯데 루이스 히메네스는 10일 LG전에 처음 출전해 1-1로 맞선 연장 10회 1사 1, 2루에서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터뜨려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LG#조시 벨#프로야구#홈런#장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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