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2연패 축하연… ‘테이프 사건’ 앙금도 훌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2일 03시 00분


유재학 감독 “지도자로서 멀었구나 반성… 지훈아, 한잔해”
함지훈 선수 “오죽했으면… 더 노력하는 계기가 됐어요”

함지훈(왼쪽)과 유재학 감독
함지훈(왼쪽)과 유재학 감독
그 순간만큼은 공인된 술자리라 흠뻑 취할 수 있었는데 술잔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10일 창원의 한 식당에서 열린 우승 뒤풀이에 참석한 모비스 함지훈이었다. 모비스 선수단은 이날 LG와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 승리로 2연패를 달성한 뒤 자축연을 가졌다. 함지훈은 이 경기에서 접전을 펼치던 4쿼터 막판 왼쪽 발가락을 심하게 다쳐 벤치로 물러났다. 몸 상태를 감안해 음주를 자제했던 것. 그런 함지훈에게 유재학 모비스 감독이 “한잔 정도는 괜찮다”며 축배를 권했다.

유 감독은 정규리그 경기 도중 작전 타임 때 약속된 플레이를 하지 않던 함지훈의 입에 테이프를 붙이게 해 논란을 일으켰다. 유 감독은 “지도자로 아직 멀었다고 느끼고 반성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함지훈은 “감독님이 오죽하면 그렇게 했겠는가. 더 노력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함지훈은 챔프전에서 평균 11.7득점, 5.2어시스트, 3.0리바운드로 활약했다. 특히 모비스 우승의 분수령이 된 4차전에서 LG 데이본 제퍼슨 봉쇄의 특명을 완벽에 가깝게 수행했다. 8월 아빠가 되는 함지훈은 “아기에게 선물을 준비한 것 같다”며 웃었다. 모비스는 정규리그에서 꾸준히 상위 성적을 내면서 신인 드래프트 지명 순위가 뒤로 밀렸다.

함지훈을 비롯해 이지원 천대현을 10순위로 뽑았고 이대성은 11순위. 선수 장점만을 극대화시키는 유 감독 밑에서 이들의 지명 순위는 그저 숫자에 불과했다. 제자들이 권하는 술잔을 사양하지 않던 유 감독의 표정은 흐뭇하기만 했다. 주량이 소주 7병이라는 로드 벤슨은 “내년에 5시즌 연속 챔프전에 올라 한잔하고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창단 첫 우승의 꿈을 접은 LG도 시즌을 마감하는 회식 자리를 가졌다. 아쉬운 패배를 뒤로한 채 다음 시즌을 대비하자는 목소리가 높았다. 김진 LG 감독은 “비시즌 동안 김종규의 체력 보강을 위해 특별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 제퍼슨과 메시 두 명의 외국인 선수와 모두 재계약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14일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김진 감독(감독상)과 김종규(신인상), 문태종(정규리그 최우수선수)은 수상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모비스#프로농구#유재학#함지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