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봉 쥔 ‘이상민 오빠’… 농구 흥행도 지휘해 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4일 03시 00분


프로농구 삼성 새 감독 전격 선임
연세대 전성기 이끈 ‘컴퓨터 가드’… 문경은-김영만 이은 40대초반 기수
골리앗 센터 서장훈 코치 영입 관심

1990년대 초중반 오빠부대를 몰고 다니면서 한국 농구의 인기를 절정에 올려놨던 ‘컴퓨터 가드’ 이상민(42)이 프로 사령탑이 됐다.

삼성은 “이상민 코치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계약 기간은 3년이다”라고 13일 발표했다. 연봉은 이 신임 감독과 구단이 합의해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 구단은 “이 감독은 농구에 대한 감각과 이해가 뛰어나고 경험을 통해 정상의 가치와 의미를 잘 알고 있다”며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이 감독은 “일류 기업 삼성 브랜드의 이미지에 걸맞은 팀 컬러와 성적을 재임 기간 안에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했다. 2013∼2014시즌 도중 김동광 감독(61)이 성적 부진으로 지휘봉을 놓은 삼성은 김상식 감독 대행(46) 체제로 정규리그를 8위로 마쳤다.

연세대 91학번인 이 감독은 1년 선배인 문경은 SK 감독(43), 1년 후배 우지원 SBS스포츠 해설위원(41), 2년 후배 서장훈(40) 등과 함께 연세대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한국 농구의 아이콘이다. 당시 서울 신촌의 연세대 앞 미용실에 이 감독이 나타나면 여학생들이 몰려 직원들이 일을 제대로 볼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 이 감독은 올스타 선정이 팬 투표 방식으로 바뀐 2001∼2002시즌부터 9년 연속 올스타 최다 득표를 차지하는 등 프로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이 감독은 같이 일할 코치로 지난해 3월 KT에서 은퇴한 서장훈을 마음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코칭스태프가 이상민-서장훈 체제로 간다면 프로농구 흥행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감독은 “(장훈이는) 누구보다 나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코치) 후보인 것은 당연하다. 내 의견도 중요하지만 우선 구단과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90년대 학번 사령탑이 4명으로 늘고, 나이 40대 이하 사령탑은 6명으로 절반을 넘기면서 한층 젊어졌다. 프로농구 10개 구단 중 김진 LG 감독이 53세로 나이가 가장 많다. 유재학(모비스) 전창진(KT) 추일승(오리온스) 감독이 51세로 동갑이다. 2013∼2014시즌까지 최연소였던 문 감독은 김영만 동부 감독(42) 등 최근 후배들이 잇따라 지휘봉을 잡으면서 나이 서열이 6번째로 앞당겨졌다.

농구대잔치 시절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문 감독과 이 감독이 벌일 서울 라이벌전도 다음 시즌 큰 흥행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 감독은 “그동안은 감독 중 막내라 마음은 편했다. 후배 상민이가 감독이 됐고 그것도 바로 옆집 감독으로 왔으니 부담이 좀 될 것 같다”고 했다. SK는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을, 삼성은 잠실실내체육관을 안방으로 쓰고 있다.
:: 이상민 감독은 ::

―생년월일: 1972년 11월 11일

―출신 학교: 홍대부중, 홍대부고, 연세대

―프로 선수: 1997∼2001년(현대), 2001∼2007년(KCC), 2007∼2010년(삼성)

―국가대표: 1992∼2004년

―프로 코치: 2012∼2014년 4월 12일(삼성)

―수상: 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2회, 챔피언 결정전 MVP 1회, 베스트5 4회, 올스타 최다 득표 9회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프로농구#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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