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비리 노조원 감싸기, 더 이상은 안된다” 칼 빼든 축구협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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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구·스포츠부 차장
양종구·스포츠부 차장
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규)는 최근 노조위원장 출신 K 씨를 권고 사직시키기로 최종 방침을 정하고 인사위원회를 준비하고 있다.

K 씨는 법인카드로 2007년 9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안마시술소 등에서 399만8000원 상당을 쓴 혐의로 약식 기소돼 형법 제356조, 제355조 2항,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에 따라 업무상 배임이 인정돼 지난해 12월 3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1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7일 이내에 정식 재판을 청구할 수 있었지만 포기하고 벌금을 냈다. 협회는 이 사실을 인지하고 법률자문 등을 거쳐 최종 해고하기로 결정했다.

협회는 ‘징계사유 발생 2년을 경과한 때는 징계 심의 요구를 하지 못한다’는 처무규정 탓에 징계하지 못하는 데다 그가 현재 노조원은 아니지만 노조와 깊은 관계에 있으면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고민이 필요했다. 하지만 협회는 비리로 협회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점을 들어 해고하기로 결정했다.

축구협회가 비리로 얼룩진 ‘썩은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노사관계를 만들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최근 노조가 지나치게 ‘노조원 감싸기’에 나서는 등 이기주의가 팽배해 새로운 노사관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협회 노조는 지난해에도 한 노조원이 안마시술소 등에서 공금을 쓴 사례가 감사원에 적발됐지만 ‘징계사유 발생 2년이 넘으면 처벌할 수 없다’는 규정을 들며 감쌌다. 그 사원은 결국 협회의 권고사직을 받아들였다. K 씨 사건은 역시 업무상 배임으로 2012년 권고 사직한 협회 인사팀의 한 과장이 비리를 저지르고도 처벌을 받지 않는 K 씨를 보고 해당 사건을 고소해 밝혀지게 됐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벌써 노조 출신 관련해 세 번째 비리다. 과거 집행부가 지나치게 노조에 끌려 다닌 측면이 컸다. 신임 집행부가 들어와서도 노조가 겉과 속이 다른 행동을 일삼아 이젠 어쩔 수 없이 ‘전쟁’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업무규정 개정 등 능력 있는 사원들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노조의 그늘’에 숨어 있는 무능력한 직원들을 도태시키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스포츠 4대악 청산’을 외치는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와 힘을 합쳐 조직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다.

양종구·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축구협회 노조 비리직원 감싸기 관련 반론보도

본보는 지난 4월 16일자 「"비리노조원 감싸기 더 이상은 안된다." 칼 빼든 축구협회」 제하의 기사에서 축구협회 노조가 징계시효를 들어 비리노조원을 감싼 것으로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징계시효는 노사협의를 거쳐 지난 4월 2일 2년에서 5년으로 개정되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한편 노조는 "비리노주원을 감싸려한 사실이 없다"고 밝혀 왔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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