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은 체인지업 투수로 통한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래 체인지업만큼은 톱5에 속한다. 체인지업 투수가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장착한다면?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에 포함될 수 있다.
5일 홈 개막전에서 2이닝 8실점(6자책점)의 부진을 보였을 때 배태리를 이룬 포수 A J 엘리스는 "커브와 슬라이더가 앞의 2경기처럼 예리하지 못하고 밋밋해 대량실점을 했다"고 지적했다. 류현진은 18일 AT&T 파크에서 시즌 첫 패배를 안겨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재격돌한다.
메이저리그에서 3가지 구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주무기로 갖고 있다면 15승은 무난히 거둘 수 있다. 류현진의 주무기는 직구와 체인지업이다. 슬라이더와 커브는 두 구종을 뒷받침해주는 보완재다. 그러나 올해 초반 류현진 투구에서 지난 시즌과 크게 달라진 점은 슬라이더의 예리함이다. 3경기 무실점 호투의 원동력이다.
사실 그렉 매덕스와 같은 특급투수를 제외하면 커브와 슬라이더를 동시에 잘 던질 수는 없는 법. 국보급 투수 선동열은 슬라이더였고, 철완 최동원은 커브였다. 오프시즌 국내 기자들이 류현진에게 2014시즌에 대비해 새로운 구종을 개발할 뜻이 없냐고 물었을 때 현재의 구종으로 만족한다고 했다. 어떤 볼카운트 상황에서도 스트라이크를 구사할 경우 모든 구종이 타자를 위협하는 무기다.
류현진의 커브는 낙차는 크지만 슬로커브다. 가끔 타자들이 예상치 못하고 있다가 낙차가 커서 화들짝 놀라는 구종이다. 하지만 연속으로는 던질 수가 없다. 구속이 느리고 타자들의 눈에 익기 때문이다. 슬라이더는 다르다. 예리할 경우 타자들은 직구처럼 느끼고 스윙을 하게 된다. 슬라이더의 최대 강점이다. 하지만 '행잉 슬라이더(hanging slider)'는 홈런으로 연결된다. 타자에게는 가장 치기 좋은 볼이다. '고퍼 볼(gopher ball)'이라고 하는 이유다. 체인지업에 슬라이더까지 무기로 가세하면 류현진의 메이저리그는 탄탄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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