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홈런 놀라운 벨, 이름값 못한 칸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2일 03시 00분


■ 외국인 타자 초반성적 보니

지난겨울 LG가 외국인 타자로 조쉬 벨을 영입한다고 발표하자 일부 팬은 “올 시즌 성적을 포기하겠다는 뜻이냐”며 비난을 쏟아냈다. 다른 팀은 메이저리그 100홈런 타자를 데려오는데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홈런이 4개밖에 안 되는 타자를 데려오면 어떡하느냐는 거였다. 벨은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도 0.194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벨 없는 LG는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다. 스위치 타자인 벨은 벌써 6개의 홈런을 터뜨려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타율도 0.333을 기록하며 정교함을 자랑한다. OPS(출루율+장타력)는 최고 타자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1을 훌쩍 뛰어넘어 1.074나 된다. 3루수로서도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이고 있다. 비록 팀이 최하위로 처져 있긴 하지만 벨마저 없었다면 LG는 더욱 힘든 초반을 보냈을 게 분명하다.

팀별로 15∼19경기씩을 치른 21일 현재 대부분의 팀이 외국인 타자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OPS가 1이 넘는 선수가 벨을 포함해 KIA 필(1.058), SK 스캇(1.038), 롯데 히메네스(1.024) 등 4명이나 된다. OPS가 0.935인 NC 테임즈는 5홈런, 12타점을 올렸다.

기대했던 방망이 솜씨 외적으로도 팀에 기여하는 선수로는 넥센 로티노와 한화 피에를 꼽을 수 있다.

당초 외야수로 영입했던 로티노는 요즘 외국인 투수 밴 헤켄의 전담 포수로 마스크를 쓴다. 로티노가 팀의 세 번째 포수를 맡아주면서 넥센은 선수 운용에 한결 여유가 생겼다. 로티노는 아직 정규 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타율 0.326에 1홈런, 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피에는 불같은 성격과 돌출행동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실력만큼은 수준급이다. 타율 0.328에 14타점을 올렸다. 강한 승부욕을 행동으로 드러내는 모습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한화 팬도 많다.

이름값에 못 미치는 유일한 선수는 두산 내야수 칸투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04개의 홈런을 때린 칸투는 감기 몸살 등에 시달리며 타율 0.224에 OPS는 0.750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팀 타율(0.272)과 팀 평균 OPS(0.76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외국인 타자#LG#조쉬 벨#넥센#로티노#한화#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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