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AG·토리노 세계선수권 2관왕에 만 18세때 AG 세계기록 세웠던 기대주 런던올림픽 충격의 탈락후 재기 몸부림 “나태했었다…이젠 겸손함으로 부활할 것”
돌아온 ‘양궁천재’가 3년간의 시련을 뚫고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정조준하고 있다.
대한양궁협회는 지난 4월23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2014 국가대표평가전을 마무리 짓고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할 남녀 각 4명, 총 8명의 대표선수를 확정했다. 남자부에선 한때 ‘양궁천재’로 불렸던 김우진(22·청주시청)이 대표팀에 복귀해 2011토리노세계선수권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 겁 없는 10대의 반란
김우진은 충북체고 3학년이던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남자단체전과 개인전 2관왕에 오르며 한국 양궁의 ‘샛별’로 떠올랐다. 개인전 예선에선 세계기록(1387점)까지 경신할 정도로 압도적인 실력이었다. 양궁관계자들은 “김우진이 이원초-이원중 직속선배인 박경모( 공주시청 감독)의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우진은 기대대로 2011토리노세계선수권에서도 2관왕을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한국 양궁의 대들보로 자리 잡았다. 만 19세의 나이로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등 거침없는 질주였다. 2010·2011년 대한양궁협회가 선정하는 최우수선수 역시 2년 연속 그의 차지였다. 2012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최초로 남자 개인전 금메달에 도전할 선수 1순위로도 꼽혔다.
● 나태함 속에 태극마크를 잃다
하지만 김우진은 런던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 최종 엔트리 3명 안에 포함되지 못했다. 충격의 탈락이었다. 인천아시안게임대표로 선발된 직후 김우진은 냉정하게 당시의 상황을 돌아봤다. “2관왕에 세계기록까지 세운 뒤에 운동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했다. 많은 것을 얻다보니 작은 것을 소홀히 했던 것 같다. 웨이트트레이닝이나 지구력 훈련도 게을리 하고, 매일 나갔던 야간훈련도 빠지고…. 나태해졌다.” 어린 나이에 이룬 성공이 자만을 불렀다는 자기고백이었다. “안정적이고, 대담하다”는 평가를 받던 자세도 흐트러져갔다. 결국 태극마크를 잃은 ‘양궁천재’는 태릉에서 나와 소속팀 청주시청으로 돌아왔다.
● 반성을 통해 재도약한 양궁천재
김우진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소속팀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재기의 몸부림을 쳤다. 특히 초·중·고등학교 선배인 배재현(청주시청)의 성실한 모습은 김우진에게 큰 자극이 됐다. 청주시청 홍승진 감독은 “(배)재현이는 정해진 시간 외의 운동까지 열심히 한다. 휴일이나 야간에도 훈련을 했다. 이 때마다 김우진과 짝을 이뤄 나갔다”고 설명했다.
김우진은 특유의 감각을 서서히 회복해 갔다. 결국 2014국가대표평가전에서 3위의 성적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김우진은 대표선발 직후 남자대표팀 김성훈(상무) 감독을 바라보며 “이번에도 2관왕이 목표”라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김우진, 오진혁(현대제철), 구본찬(안동대), 이승윤(코오롱·이상 남자), 정다소미(현대백화점), 이특영(광주광역시청), 장혜진(LH), 주현정(현대모비스·이상 여자) 등 양궁대표팀은 콜롬비아 메데린에서 열리는 세계양궁연맹(WA) 1차 월드컵(13∼18일)에 출전하기 위해 5일 출국했다.